15세기 초반 유럽 문화의 산실이었던 브루고뉴 궁정의 아름다운 사랑 노래를 모은 인상적인 음반이다. 당대 최고의 대가였던 기욤 뒤파이와 질 뱅슈아를 중심으로 꾸며진 노래는 중세 문화 최대의 화두였던 ‘궁정’, ‘기사’, ‘귀부인’에 내재된 우아한 에티켓 너머에 잠들어 있는 참된 의미를 찾고 있다. 중세 음악의 참다운 멜랑콜리와 상상력을 이해하고 있는 레나 수잔 노랭의 노래는 이제까지 그녀의 연주를 능가하는 밝고 가벼운 경지를 보여주며, 성악과 기악 두 버전 모두로 연주되는 저 유명한 뱅슈아의 명곡 ‘안녕, 안녕 내 행복한 기억이여’는 기억에 남을만한 명연이다. 음악의 감수성을 모조리 이끌어내려는 듯 홀로, 또 같이 여유있고 우아하게 연주된 피델, 레벡, 비올라 다르코 등 기악 반주도 실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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