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겔이 모차르트를 지휘한 음반은 얼마되지 않는다. 필츠 레이블에서 나온 교향곡 40번 음반이 존재했을 뿐, 다른 교향곡들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 음반의 연주는 필츠 레코딩의 우수성을 훨씬 능가한다. 혹자는 위대한 음질을 가진 드라이한 모차르트를 높이 산다. 또한 심오한 센티멜탈리즘을 담은 연주를 좋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케겔의 모차르트는 이런 스탠다드와는 거리가 멀다. 그의 모차르트는 신선하고 선명하며 생기가 있다. 마치 하이든 교향곡을 듣는 듯하다. 그와 같이 공부했던 뵘과 달리, 케겔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남긴 78 rpm 음반을 연상시키는 엄격하고 신중한 음악을 창조해내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모호성도 어떠한 화해도 없다. 특히 3악장 미뉴엣의 해석은 그 어떤 지휘자도 흉내내지 못할 개성으로 충만한 명연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