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은 1986년 3월 20일 연주되었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그의 전성기라고 말할 수 있는 시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연주는 전체가 고요하다. 케겔이 정확한 리듬과 강렬한 폭발력을 구가하던 지휘자라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모든 부분이 자연스럽고 오소독스한 브르크너이다. 다소 느린 템포는 이 연주의 기초이다. 현의 소리는 파도와 같이 넘실대며, 브라스는 청중을 위협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충분한 섬세함과 충분한 호소력을 지닌 사운드가 뿜어져 나온다. 이 연주에서 극단적인 템포의 가속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 섬세하고 정교한 연주. 이런 연주를 들으면 케겔의 다중적 면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