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슬러 형제: 건반작품과 변주곡 “Ich gieng einmal spatieren” ★★★★★
연주: 레온 베르벤(하프시코드)
하슬러 가문은 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 넘어가는 시기에 아우그스부르크와 뉘른베르크를 중심으로 활약한 음악가문이다. 그 가운데 한스 레오 하슬러의 이름이 가장 유명한데 주로 종교 성악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또한 훌륭한 오르가니스트이자 하프시코드 연주자로 좋은 건반음악들도 남기고 있다.
한스 레오의 형과 동생 모두?음악가가 되었는데?당시?유명한?오르가니스트였던?아버지?이작 하슬러로부터?가르침을 받았다. 한스 레오는?또한 베네치아로 유학하여 당시 유럽 최정상의 음악을 자랑하는 베네치아 산 마르코 성당의 제 1오르간 주자 안드레아 가브리엘리를 사사하고 그 조카 죠반니 가브리엘리와 친분을 맺었다.
한스 레오와 동생 야콥 하슬러는 아우그스부르크의?명문가인?푸거 가문의 오른간 주자로?봉직했다.?이때부터 한스 레오 하슬러의 명성과 작품이 세상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부터 세 형제 모두 작위를 받는 등 하슬러 가문의 명성은 전 독일어권 지역에 널리 퍼지게 된다.
하슬러 가문은?새로운?음악형식을?만들어?내지는 않았지만?기존의?양식을 예술적으로 극히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야콥 ?? 하슬러의 토카타나 리체르카레, 판타지 등은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모델을 충실히 따르면서 더욱 정제된 푸가 양식에 접근하고 있다. 오늘날 토리노의 포아-죠르다노 컬렉션의 필사본으로 전해지는 한스 레오 하슬러의 변주곡 “Ich gieng einmal spatieren”은?연주시간이 총 42분에 이르는 거대한 변주곡으로 스벨링크와 이탈리아 선배들을 뛰어넘어 규모와 예술성에서 바흐와 베토벤의 위대한 변주곡을 선행하는 걸작이다.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톤 코프만, 봅 반 아스페렌의 전통을 잇는 플랑드르 하프시코드 악파의 신성 레온 베르벤이 하슬러 형제의 건반 음악을 현재 뮌헨 독일 박물관에 보존된 귀중한 16세기 이탈리아 하프시코드로 연주한다. 베네치아의 파타비누스가 제작한 이 악기는 실제로 푸거 가문이 소유하고 있었던 악기와 거의 같은 것으로, 아마도 하슬러 형제는 이와 같은 악기로 그들의 예술을 펼쳐 보였으리라. 파타비누스 하프시코드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많은 부분 손상되고 개조되었지만 오늘날 연주 가능한 상태로 복원되어 그 화려하고 열띤 음향으로 가장 위대한 건반 예술 가운데 하나를 시공을 초월하여 살아 숨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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