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들에서 므라빈스키가 쇼스타코비치의 솔 메이트 역할을 했었다면, 현악사중주에서 같은 역할을 했던 이들이 바로 베토벤 사중주단이다. 이들은 작곡가의 현악사중주 중 1번과 15번을 제외한 13편의 초연을 맡았다. 1923년 결성된 이 사중주단의 창단 멤버는 드미트리 치가노프(1st vn), 바실리 쉬린스키 (2nd vn)와 세르게이 쉬린스키(vc) 형제, 그리고 바딤 보리소프스키(va)였다. 1962년 보리소프스키가 발병한 이후에는 그의 제자 표도르 드루지닌이 그 뒤를 이었고, 1965년 바실리 쉬린스키가 사망했을 때 공식해산을 결정했으나, 쇼스타코비치의 간곡한 부탁 등의 이유로 치가노프의 제자 니콜라이 자바프니코프를 새 멤버로 받아들여 활동을 계속해나갔다. 1978년 치가노프의 발병이후에도 사중주단의 명맥은 계속 이어졌으나,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80년대 초반 마침내 음악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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