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첸토라고 불리는 14세기 이탈리아 음악의 가장 중요한 음악 필사본 중 하나인 스카르치알루피 사본을 연주한 이 음반은 흔히들 중세의 가을이라고 불리는 어두움과 곧 다가올 르네상스의 여명이 밝아오는 빛이 동시에 존재했던 이 시기의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 특히 단테, 페트라르카 등과 동시대를 호흡하며 전쟁, 정치적 불안정과 흑사병과 같은 재난 속에서도 문화의 꽃을 피웠던 피렌체 작곡가들의 아름다운 사랑노래는 700년의 세월이 무색해지는 생생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하프, 비엘, 플라우토의 간결한 반주와 함께 꿈결같은 가사를 노래하는 질 펠트만의 목소리는 진정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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