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틀라노프와 함께 러시아적 특성을 가장 잘 살려낸 지휘자로 오늘날 새로이 주목받고 있는 지휘자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가 1974년 부임한 이래 수족처럼 호흡을 맞춰온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과 낭만시대의 레퍼토리로 찾아온다. 선곡된 곡 모두가 독오 전통의 작품들이지만, 러시아 지휘자의 지휘봉 아래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주는 러시아적 야성으로 채색된다. <오르페우스>에서 울려퍼지는 금관의 포효는 차이코프스키 5번의 강렬함과 비등하며, <발퀴레>에서의 울부짖음은 전율을 느끼도록 해준다. R. 슈트라우스의 협주곡에서 빅토르 갈킨의 호른 역시 절창이다. 슈베르트 2번은 힘과 무게감이 넘쳐 페도세예프의 개성적 숨결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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