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에올리안 회사를 위해 그가 작곡한 <피아노를를 위한 연습곡>은 작곡가란 오직 열 개의 손가락에만 한정해서 작품을 써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것이 남김없이 악보에 담길 수는 없으므로 그 작품에 연주자가 그의 상상력으로 보완해 가면서 연주해야 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기계장치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의 편곡에 대해 언급하면서 스트라빈스키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 작업은 음향학이라든가 하모니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악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면서 내 상상력을 자극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BR>
두오 아트(Duo-Art)롤에 취입된 그의 ?소나타 2번?과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의 편곡은 1926년 발매되었다. 당시에 에올리안 회사에서 그 소나타가 그들에 의해 처음으로 발표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그것은 잘못된 주장이었다. 왜냐하면 그 소나타는 그 전에도 발표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음악 ?불새?는 그의 관현악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 중의 하나지만, 그가 피아노 곡으로 편곡하여 스스로 연주한 녹음이 남겨져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모두 6개의 롤에 담겨진 녹음과 함께 스트라빈스키 스스로가 이 작품의 작곡 과정에 대해 쓴 글은 그 당시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귀중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BR>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접어들 무렵까지 러시아, 헝가리, 독일, 프랑스 등의 대작곡가들은 후세 사람들에게 그들의 숨결을 올바르게 전달해 주는 수단으로 다름 아닌 재생 피아노 장치를 선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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