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을 위해 나는 여러 다양한 문화들, 현대적인 것과 옛 것들이 지닌 목소리와 음악을 한데 뒤섞었다. 그건 우리가 서있는 이 곳에서 우리의 마음이 가 닿을 수 있는 어떤 곳으로 향하기 위한 상상의 계단을 창조해내는 작업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악기들이 지니는 다양한 소리들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던 그에게 다채로운 소리들과 그것들의 조합을 통한 새로운 사운드는 더할 수 없는 매력이었다. 눈에 띄는 거의 모든 악기들을 연주했던 그의 경험은 이후의 여러 작품들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그가 아직은 젊은 나이였을 때 그는 영국 북부 지역의 노동자 클럽을 전전하던 여러 밴드들에서 드럼을 연주했었다. 클럽의 희극 배우나 댄서, 또는 곡예사들의 공연을 위한 백그라운드 음악을 연주하는 입장이었지만 그는 그런 상황들을 즐겼다고 말한다. 연주 자체가 그에게는 커다란 기쁨이었던 것이다. 뉴질랜드로 이주하며 본격적인 키보드 연주자가 된 이후에야 그의 음악적 변화가 시작된다. 곡을 쓰기 시작했고 자신의 밴드를 결성하여 자신의 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역시 고국인 영국을 떠나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던, 마크 알몬드Mark Almond에서의 활동을 통해 인정받은 뮤지션이자 뉴 에이지 전문 레이블 [화이트 클라우드White Cloud]의 설립자인 존 마크Jon Mark를 만나 그의 큰 영향을 받는다.
이후 존 마크는 필립 라일리에게 앨범의 제작을 제안한다. 존과 함께라면 자신의 창조적인 표현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던 필립에게 이는 좋은 기회였다. 정형화된 틀도, 미리 규정해놓은 한계도 없는, 팝과 록의 영역에서 필립 라일리가 드러머로서 경험했던 감각과 그가 전통음악이나 민속적인 리듬에 대해 가지는 관심을 모두 담아내 재창조할 수 있는 환경이 완벽하게 제공된 것이다. 결국 1995년, 켈트 음악의 향기와 아름다운 멜로디를 담아낸 [Visions And Voices]로 자신의 재능을 선보인 그는 이듬해에 새로운 스타일의 소리들을 담은 두 번째 앨범 [A Pattern Of Lands]를 발표하며 확고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전작이나 또는 이후에 발표된 [The Blessing Tree](98)와 확연히 다른 색깔로 채색된 이 앨범의 특징은 뉴 에이지 특유의 편안함 속에 담긴 화려한 역동성이다. 전작의 앨범 작업을 하며 그는 완전히 다른 음악들을 떠올렸고 그러한 아이디어는 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오랜 음악 활동을 통해 접했던 강한 인상들과 음악적 구성, 사운드의 짜임새 있는 양식 등을 혼합하여 담아낸 이 앨범은 마치 장인匠人의 숙련된 솜씨로 잘 빚어낸 도기와도 같다. 은은히 퍼지는 아름다운 향기와 영롱한 색채가 이루어내는 매혹은 뉴 에이지라는 장르의 음악이 도달할 수 있는 극점에 달한 듯하다. 그리 많지 않은 수록곡들 중에는 몇 곡의 대곡이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11분의 러닝타임을 가지는 대곡 `Fishing The Pearl Of Heaven`에서 보여지는 탄탄한 구성은 그의 재능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 민속적인 리듬의 차용, 극적인 전개 사이에서 어느 순간 다가오는 긴장감은 이내 포근한 멜로디와 아름다운 화음으로 녹아든다. 물론 이러한 요소들은 여느 뉴 에이지 음악들에서 흔치 않은 방식이다. 그 외에 타이틀곡인 `A Pattern Of Lands`나 `Secret Egypt`, `Traveller` 등 어느 한 곡 할 것 없이 듣는 이를 매혹시키는 힘을 가지는데, 가장 돋보이는 부분 중 하나는 필립 라일리의 음악적 동반자인 제인 엘레슨Jayne Elleson의 탁월한 보컬 하모니이다. 그녀는 그의 음악 스타일과, 그가 원하는 것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외에 여러 곡들에서 펼쳐지는 게리 테일러Gary Taylor의 멋진 일렉트릭 기타 연주 또한 곡들에 감칠맛 나는 향을 더해주고 있다.
자료제공 ; 포니캐년 코리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