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기 여창가곡 셋째바탕의 의미
범패, 판소리와 함께 한국의 3대 성악에 속하는 가곡은 3장형식의 시조시를 5장형식의 반주 음악에 얹어서 노래를 부르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시조시를 얹어서 부르다 보니 여러 가지 가사가 나오게 마련이고, 반주 또한 가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니 여러 가지일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원래는 수십가지가 있었던 것이 부르는 사람이 많이 없고 또한 선호도가 높은 노래만 불려짐에 따라 현재에 내려오면서부터 점차 사라지고 지금은 88곡이 악보화 되어서 전해지고 있다. 음악이란 자꾸 무대에 올려져야 그 생명력이 이어진다. 가곡 또한 둘째바탕 이하는 잘 연주되지 않는 점에 착안하여 2002년 둘째바탕 발표에 이어 셋째바탕을 발표하기로 하였다. 이는 단순히 둘째바탕 이하의 가곡들을 청중에 알리려는 목적만이 있는 것이 아니며,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는 문서상의 곡들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현재 남아 있는 4바탕의 가곡이 고루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 음반을 내면서
이 음반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가곡 전문가들이 출반 한 CD 중에 수록 되어있지 않은 사설을 중심으로 공연했던 연주의 실황을 담은 것입니다. 가곡 한바탕은 대부분 故 이주환 선생님 가곡보(서울: 국립국악원 가곡연구회, 1959년)에 수록된 사설을 기준 삼아 공연되어집니다. 본인이 전수받은 가곡 한바탕의 사설도 이와 같고 현재 가장 많이 불리워지는 사설입니다. 가곡의 여러 바탕이 가집(歌集)의 연음표에서 32정간의 악보로 이후 16정간의 악보로 정리, 보완된 이래 두루 공연되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현재 전수되지 않고 악보로만 남아 있는 곡들을 무대에 올리고 싶은 생각에 둘째바탕의 발표회를 가졌었고, 故 이주환 선생님의 「續 가곡보」(서울: 국립국악원 가곡연구회, 1962년)와 김기수 선생님의 「여창가곡 여든여덟닢」(서울: 은하출판사, 1980년)을 참고하였습니다. 악보로 전해지는 가곡의 사설은 이수대엽 7수, 중거 6수, 편수대엽 10수 등 곡에 따라 가짓수가 다릅니다. 따라서 현재의 악보로는 넷째바탕까지가 가능하며 (여창가곡 15곡을 기준), 88수 중 ‘반엽’은 두 수만이 악보로 전하고 ‘태평가’는 한 수만이 전하므로 다른 바탕을 부를 때 중복이 불가피 합니다. 이 음반에 수록된 곡의 사설이 유성기 음반이나 LP음반에 기록이 있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공연할 열 곡 중 여덟 번째 곡인 ‘계락’은 Polydor 19010-A(고음반연구회 배연형 소장)에 서산호주의 노래로 수록되어 있고 아홉 번째 곡인 ‘편수대엽’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제작한 「최정희 가곡 가사」(1974년에 최정희님이 김호성님의 대금 반주에 부른것 임)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섯 번째 곡인 ‘평롱’은 일稠 K195-A에 「노래 弄 却說이라 玄德이ㅡ 병창 조모란 김연옥」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현재 소장자가 없어 음원을 들을 수 없습니다. 유성기 음반의 흔드는 음이나 표현법은 현재의 가곡악보와 몇 군데씩 다른점이 있으므로 참고로 할뿐 본인이 전수받은 발성으로 악보에 준하여 노래하였습니다. 이 음반을 통하여 가곡의 다양한 노랫말이 널리 불리워지기를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