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로 그린 파스텔톤 수채화 - `피아니시모 pianissimo`
만약 음악으로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쓸 수 있다면, 이 음반의 피아니스트들 모두는 뛰어난 미술가 그리고 소설가였을 것이다. 깊고 풍부한 감정과 서정적 분위기를 그들 특유의 언어인 낭만성으로 담아내고 있다.
3인 피아니스트의 음악을 각각 <Private Thoughts>, <Forever Romance>, <Taste of Romance> 란 부제를 붙여 3장의 CD에 발매한 이 앨범의 특징은 그들 음악에 동질성과 이질성이 함께 공존한다는 점이다. 최근의 뉴에이지 음악이 추구하는 단순한 조성과 선율적 낭만성이 동질적이라면 음악적 배경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편 이 앨범을 통해 재즈, 뉴에이지, 클래식, 팝, 켈틱, 컨트리, 동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동시에 만날 수 있음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밝고 쾌활한 멜로디 라인이 장점인 글렌 폴은 버클리 음악학교 출신으로 25년 음악 경력을 가지고 있다. 비록 18세의 늦은 나이로 피아노에 입문했지만, 현재 그는 캐나다 내에서 가장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치는 피아니스트로 각광 받고 있다. Eleanora`s Falcon, Gentle Giants, Seven Sisters 등은 제목 만으로도 머리 속에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만큼 강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작품이고, The Leavin`과 Reunion 등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은 이미 라디오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될 정도로 유키 구라모토나 앙드레 가뇽 못지않은 서정성과 낭만성을 지닌 곡이다.
클래식 음악의 장점을 많이 구사하고 있는 다니엘 페르난데스의 음악은 적절한 장식음으로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효과를 얻지만, <Nocturne>과 같이 다소곳하면서 꿈결 같이 아름다운 선율은 듣는 이를 매혹한다. 그는 로열 컨서바토리를 졸업하고 이후 글렌 폴이 수업한 토론토의 험버 대학에서 음악공부를 마쳤다. 영화, 드라마, 상업광고 등의 음악 제작에도 큰 성과를 거두면서 바쁜 연주일정을 보내는 그의 음악의 본질은 역시 낭만성이다.
"이 앨범은 가장 로맨틱한 악기인 피아노에 대한 찬사의 표현이자 나의 음악적 꿈을 현실화 하는데 도움 준 이들에게 보내는 헌정이다."라고 코헨 디 울프는 말한다. 벨기에 출신인 그는 많은 여행을 통해 실로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 냈다. 특히 <아시아의 아침>과 <비단길>등에서 읽을 수 있듯 동양에 대한 그의 관심은 꽤 이례적이다. 두 연주자와 달리 여타 솔로 악기와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으로 더욱 풍성한 음악을 만들었고 그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하였다. 그의 음악은 두 연주자보다 슬프고 애절하다. 슬프기에 더욱 아름다운 낭만성이 음악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