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뮤직의 여러 하위 장르 중에서도 포르투갈의 전통 음악인 파두는 우리에게 꽤 살갑게 느껴진다. 포르투갈 전통 기타인 기타하(Guitarra)의 열두줄이 만들어내는 선율과 어우러지는 정통 파두의 애상적 멜로디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게 다가서는데, 이는 파두가 담아내고 있는 기본 정서인 `사우다쥐(Saudade)`가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인 `한`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포르투갈이나 우리 민족 모두 서러운 수난의 역사를 가슴 속에 묻어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간 우리나라에서도 파두 뮤지션들의 음반이 심심치 않게 발매된 바 있는데 그 중에는 `포르투갈의 음악 대사`란 영광스런 칭호를 얻고 있는 5인조 중견 그룹 마드리듀쉬(Madredeus) 역시 포함되어 있다.
마드리듀쉬는 기타리스트 페드로 아이레스 마갈량에스(Fedro Ayres Magalhaes)와 키보디스트 후드리고 레앙(Rodrigo Leao:1994년 탈퇴)의 두 사람으로 시작되었다. 그 뒤 아코디언 주자 가브리엘 고메스(Gabriel Gomes:1997년 탈퇴)와 첼리스트 프란시스코 리베이로(Francisco Ribiero:1997년 탈퇴)를 보강한 뒤 당시 10대였던 여성 싱어 테레사 살게이루(Teresa Salgueiro)를 가담시켜 5인조 편제를 완성시켰다.
데뷔 음반 [Os Dias Da Madredeus(마드리듀쉬의 날들)](1987)에 이어 2집 [Existir(존재)](1999)의 수록곡 `O Pastor(목동)`-우리나라에서도 방송을 통해 들려져 낯설지 않은 그 곡-가 포르투갈 차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고 이들의 대표작이라 할 [O Espirito Da Paz(고요한 영혼)](1994)를 낸 데 이어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리스본 이야기(Lisbon Story)]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출연도 했고 영화 음악을 담은 앨범 [Ainda]를 발매하기도 했다.
페드로 아이레스 마갈량에스와 테레사 살게이루를 제외하고는 멤버들이 카를로스 마리아 트린다쥐(Carlos Maria Trindade:키보드), 주제 펙스투(Jose Peixto:기타), 페르난도 주디세(Fernando Judice:어쿠스틱 베이스) 등으로 바뀌면서 첼로와 아코디언이 빠지는 등 악기 편성에서도 변화를 보였는데 그런 와중에서도 최근작 [Movimento](2001)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섯 장의 정규 앨범과 라이브 앨범 [Lisboa](1992), [O Porto](1999),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라이선스로 발매되었던 베스트 앨범 [Antolgia] 등을 발표하며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마드리듀쉬의 앨범 [Electronico]는 상당히 독특한 컨셉트의 작품이다. 앨범 타이틀에서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듯이 이들의 음악이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뮤지션들의 손길에 의해 새롭게 리믹스되어 탄생한 것이다. 수록곡은 이들이 그간 발표했던 앨범들 중 중반기 이후의 앨범들인 [O Espirito Da Paz](1994)에서부터 최근작 [Movimento](2001)에 이르는 앨범들에서 추려졌다(이 중에서 `Ecos Na Catedral(성당의 메아리)`와 `A Lira-Solidao No Oceano(칠현금-바다의 고독)`, `Anseio(열망)` 등 세 곡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라이선스로 발매된 베스트반 [Antologia]에 수록되었던 곡들이어서 원곡과 비교해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많은 정통 파두 뮤지션들의 음악과는 달리 파두와 클래식을 크로스오버한 독특한 색깔을 지닌 마드리듀쉬의 음악은 이들이 빚어내는 어쿠스틱 사운드와 이들의 음악에 신비로운 색깔을 입혀주는 테레사 살게이루의 청아한 음성이 최대의 매력인데, 이런 따스한 음악과는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가 의외로 훌륭하게 녹아들어 최상의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라곤 하지만 프리 재즈적 어프로치를 통해 원곡의 두 배가 넘는 러닝 타임을 자랑하며 완벽하게 해체 후 재조립 된 `Guitarra(기타)` 정도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흔히 연상하는 초고속 bpm을 자랑하는 격렬 테크노 댄스 비트가 아니라 대부분 칠아웃 뮤직(Chillout Music:말 그래도 댄스 플로어에서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주로 `칠아웃 룸` 등에서 연주되는 차분한 사운드의 음악)이나 트립 합(Trip Hop) 등으로 리믹스되어 있는데 이 결과 테레사 살게이루의 음색은 더욱 더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사실상 마드리듀쉬의 음악을 즐겨왔던 음악 팬들 즉, 월드 뮤직 팬들에게는 각종 샘플링과 기계음으로 치장된 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에 의해 그들의 음악이 재창조된 것이 못마땅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손을 빌어 더욱 더 따스하고 몽환적이며 신비스런 느낌으로 태어난 마드리듀쉬의 음악은 월드 뮤직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자료제공; EMI뮤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