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 BMX Bandits?</b>
영화 American Pie의 주인공 짐은 자신의 맹목적인 섹스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줄 상대를 열심히 물색합니다. 하지만 이차 저차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별 매력 없고 심심해 보이는 오케스트라 단원인 미셸과 졸업무도회에 가죠.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야말로 리얼 핫 씽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멍청해 보였던 오케스트라 모임이 알고 보니 제대로 문란하고 별에별짓 다 하는 자리였어요! 짐은 급속 냉동시킨 알미늄 빠따로 뒤통수를 쌔려 맞은 표정으로 미셸과 첫 성경험을 시작합니다..... .
<b>#2 allstar musician guide in Scotland</b>
BMX Bandits의 팬들은 참 독특합니다. 그들은 한마디로 굉장히 깨는 사람들이죠. 늘상 그들의 인상은 평이해요. 목가적이고, 지루하고, 하품을 할머니가 물려준 귀걸이처럼 달고 다니는 선량한 사람들이죠. 하지만 그들 중 한 명과 연애를 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그가 세수할 때 목장갑을 끼더라도 마시던 물을 내뿜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녀가 박쥐그림이 있는 팬티를 입고 있더라도 마른 침을 삼키지 말아야 하구요. 정말 기겁을 해야 할 순간은 어느 샌가 그런 그들이 진정으로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자기자신을 볼 때니까요. 이 햇살은 일단 뜨기만 하면 평생 동안을 비추는 종류의 것입니다.
<b>#3 Bandits are so coool!</b>
BMX Bandits 신보에 대한 한 장 분량의 추천사를 부탁 받았을 때 두가지 걱정이 있었어요. 한가지는 과연 내가 그들에 대해서 갖고 있는 복잡하고 멍청한 감정을 과연 한 장에 다 쓸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내가 쓰는 게 과연 '추천사' 가 될 수 있을까 라는 문제였지요. 첫 번째야 어찌어찌 해결한다 쳐도 두 번째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무한테도 BMX Bandits노래를 추천해본 적도 없어요! 저도 인생다운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핸디캡이 있다면 BMX Bandits의 팬이란 것 정도?
<b>#4 track by track</b>
첫 곡 Love at the hop 에 대해 저는 정말 아름다운 노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구성지고 애잔한 멜로디만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굳이 이 곡이 가지고 있는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에 대해 구구절절이 얘기할 필요는 없겠지요? 여러분들도 저와 함께 이 곡을 듣고 계실 테니까요. 제목을 볼 때 그저 그런 러브 송 같기만 한 이 곡은 사실 아름다운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있는 곡은 아닙니다. 그리고 더글라스 스튜어트가 처음으로 자신의 경험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랑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가사로 쓴 곡이기도 하구요.
이 가사는 더글라스가 썼는데, 난 좀 다른 관점에서 본 사랑노래라고 생각해요. 이 노래의 주인공은 사랑을 믿고 있으니까요.이 노래는 사랑 노래지만 개인적인 경험에서 만들어진 건 아니에요. 이 가사는 디스코 시절이 오기 전 합 (hop)이라고 불리던 댄스장에서 10대들을 만나는 것을 즐기던 1960년대의 유명한 영국의 라디오 DJ 크리스 드닝 (Chris Denning)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거에요. 그 DJ는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10대 소년들과 성적인 관계를 가지곤 했고 결국 그런 일들로 인해 감옥에 들어 가게 됐죠. 어느 날인가 프랜시스가 그가 생각하고 있던 멜로디를 나에게 들려주었고, 그날 밤 저는 이 DJ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는 나보코브의 롤리타 (Lolita)가 떠올랐어요. 롤리타의 주인공은 결국 성인이 되서는 그를 떠나는 소녀들과 사랑에 빠지죠. 둘 다 비슷한 비극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날 저녁 프랜시스가 들려줬던 멜로디에 딱 맞는 가사가 떠올랐어요. 저는 이 남자의 입장에서 가사를 쓰려고 했어요. 옳고 그름을 말하고 싶진 않았지만 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하게 되겠죠. 나는 가끔씩 밝고 예쁜 멜로디에 어두운 내용의 가사를 담는 것을 좋아하는데 프랜시스의 멜로디에 그런 가사를 붙이는 것을 그가 좋아하지 않을까봐 좀 걱정했었지요. 근데 프랜시스는 그가 만든 멜로디에 이 가사를 붙이는 걸 즐겁게 오케이했어요. Serious drugs 나 Little kitty 처럼 내가 만든 곡에 가사를 쓸 때는 다른 사람이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 만든 곡에 가사를 쓸 때는 훨씬 큰 부담을 가지게 되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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