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은 지난 30년간 색소폰 연주를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일궈온 한 거장과 그를 따라 프리뮤직이라는 전위의 세계를 탐구하고 있는 두 중견 연주자의 새로운 작품이며, 세 연주자가 아무런 약속 없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낸 음악적 대화의 녹취록이라 할 수 있다.여기에 담긴 49분36초의 음악은 어떠한 더빙과 편집도 없이 일산의 돌체음악감상실에서의
공연을 단 한번의 연주를 통해 이뤄진 라이브 녹음이다. 프리뮤직 애호가들에게는 진부한 이야기겠지만 이 연주에는 악보는 물론이고 어떠한 리허설이나 사전 약속도 없었으며 모든 연주는 즉홍적으로 대화하듯 완성되었다. 그것은 연주 또는 합주의 가장 본원적인 형태며 그러므로 우리는 합리주의 근대음악과는 상반된 21세기의 한 음악 형태를 지금 감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약50분간의 연주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구조를 만들어 냈으며 그것은 상호간의 철저한 존중과 신뢰 그리고 배려만이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조화로운 결과다. 이 음반을 통해 감상자는 연주 당시 세 연주자의 즉흥적인 의식의 흐름을 낱낱이 쫓아갈 수 있으며 심지어 그 흐름의 '기 승 전 결' 을 나름대로 머리에 그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 해석은 음악을 듣는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지만 말이다. 그러기에 왜 이 앨범의 제목이 "이사야" 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해석이 가능하다. 그 무엇이든, 이 음악에는 예언자와 같은 절박한 외침이 담겨 있으며 동시에 세상과 화해할 수 없는 깊은 고독이 묻어난다. 이 음악은 준엄한 경종처럼 아주 세게 우리의 뇌리를 치며 그 여운은 깊은 산사의 종소리처럼 음악이 끝난 뒤에도 한 동안 우리의 주변을 맴돈다. 단 세 사람의 연주가 만들어 낸 이 경이로운 숭고미,-예언과도 같은 이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