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범준' 그가 돌아왔다.
1994년, 데뷔초기, '이른봄날', '자유를 위해'를 메가 히트시키며 혜성과 같이 나타난 듀오 '메이저(MAJOR)'….
개성있는 음악의 색깔과 짧은 활동기간으로 인한 아쉬움 속에 지금도 매니아 층에게 전설로 살아있는 듀오 '메이저(MAJOR)'의 리더 '임범준'이 그 동안 일본열도의 인디씬에서 활약했던 그만의 음악적 색깔을 입고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다.
가수 '보아'를 미국으로 진출시키며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ENTERTAINMENT사로 자리매김한 SM 엔터테인먼트 (이하 SM)…
SM의 초창기 뮤지션이었던 '임범준'은 '메이저(MAJOR)' 2집의 방송 발표 이후 홀연히 우리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메이저(MAJOR)'의 데뷰 앨범 '이른봄날'의 인기는 당시의 'SM 아이돌' 이라고 표현될 정도의 매가톤 급 충격이었다.
활발한 방송 활동과 공연 활동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그들이 2집 발표와 함께 갑자기 방송가에서 사라진 이유는 지금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당시, YS 문민정부의 터무니 없는 미디어 길들이기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그들의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과 의상은 YS의 취향이 아니었다- 단지 그 이유만으로 공중파 방송 3사의 방송 활동 정지 처분이라는 황당한 결정이 내려졌다.
그 때문이었을까? 방송 3사의 방송 활동 정지 결정 이후 '메이저(MAJOR)'의 데뷰 앨범 수록 곡 중 '임범준'의 어쿠스틱 솔로 넘버 '자유를 위해'가 일부 대학생들의 반 YS 문민정부 시위에 사용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만들어졌다.
그렇게 황당한 방송 활동 정지 이후, '메이저(MAJOR)'만의 음악과 개성있는 퍼포먼스를 고집하던 그들은 방송용 엔터테이너로의 변절을 요구하는 타협을 거부하며 시련을 맞게 된다.
긴 머리를 자르고 방송을 위한 꼭두각시가 되기를 거부한 그들은 소속사 관계자들과 오랜 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메이저(MAJOR)' 팀의 해체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메이저'에서 '마이너'의 길을 자청한 그들에게 대중적 인기는 한낱 물거품 같은 것이었다.
방송계를 포함한 많은 팬들의 걱정 어린 시선을 뒤로하고 각자의 활동으로 전환한 그들...
밴드 출신이기에 밴드로 돌아가길 원했던 '임범준'은 당시에는 생소했던 <프로젝트 밴드>의 구성을 위해 열악한 환경의 인디씬으로 향했고,
멤버인 서연수는 그만의 음악을 완성하기 위해 다른 음반 기획사로 이적하며 솔로활동을 통해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후, '임범준'은 인디씬의 실력있는 뮤지션들과 함께 <NOVA> <DREAM & DELUSION> 등 다양한 컨셉트의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면서,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분에 올랐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 O.S.T와 2000년 일본에서 펼쳐진 INTERNATIONAL MUSIC EVENT <MIX 2000>에 초청 되는 등
데뷰 당시의 방송 활동보다 더욱 활발한 공연 활동으로 다수의 매니아 층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1998년부터 외롭게(?) 준비한 해외 진출의 1차 신호탄, 2000년 <MIX 2000> 초청 공연을 시작으로 일본의 인디씬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공연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맞아 펼쳐진 다양한 한,일 교류 문화공연을 통해 일본에서의 입지를 굳히며 두 번째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2002년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MI 뮤직 프로젝트> 등의 다양한 음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임범준'…. 두 나라의 개성있는 신인 뮤지션 발굴에도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명실공히 뮤지션을 넘어 아티스트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뮤지션.. 아니 아티스트 '임범준'이 10년 이상의 오랜 음악적 고뇌(!)끝에 한국적 음악 정서에 일본 인디씬의 자유롭고 다이나믹한 컨셉트를 플러스한 파격적인 멜로디와 노랫말을 갖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홀로 용감히(?) 일본 음악계의 문을 두드렸던 초심을 잃지 않고 오랜 음악적 동지인 기타리스트 '김태호(前'ZZYZZX'-speed guitar)와 호흡을 맞추며 새롭게 리믹스 해 발표한 '임범준'의 싱글 <結界:결계>의 마스터 트랙을 살펴 보면...
1. TARGET IN THE MIRROR
'거울속의 너에게 총을 쏘아라!' 라는 후렴 가사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현실을 투영한 다중적 생활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처세술에 의한 모호한 잣대를 꼬집고, 기를 펴지 못하고 스스로 몸을 낮추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흔들리는 인간 삶의 단면을 풍자한 곡.
가수 '서문탁'의 '거울아 거울아'로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지만 이 곡이 마스터 편곡이며,
일본 인디씬의 거칠지만 섬세하고 다이나믹한 믹싱과 하이옥타브 보컬, 스피드 기타의 조화가 마치 일본 제패니매이션(japanimation)의 주제가를 연상하게 하는 멜로디 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2.CYBERPHOBIA PART 2 - Rhapsody of 21 Century
21세기의 불안한 출발과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의 망상을 헤비메틀과 테크노 뮤직을 접목한 인더스트리얼(Industrial)로 표현한 곡으로 컴퓨터를 사용한 전자 음향과 이펙터, 샘플링을 이용하여 사이키델릭 한 요소를 극대화시킨 사운드로 발표 당시 일본에서 극찬을 받은 트랙이다.
산업화를 통한 지구 파괴와 인터넷 등 멀티 미디어의 확산을 통해 상실된 인간성에 대한 냉소적이며 철학적인 가사를 인더스트리얼 록 특유의 보컬과 멜로디에 실어, 듣는 이로 하여금 광시곡의 판타지적 전율에 휩싸이게 만든다.
싱글 <結界:결계>의 타이틀인 이 곡은 프로젝트 밴드 <NOVA>의 활동 당시 발표한 CYBERPHOBIA PART 1 -이미 만들어버린 미래- 의 컨셉트를 계승하는 PART 2 버전이기도 하다.
3.夢 & 眞實
자신의 꿈이 곧 현실의 실현 가능한 꿈이라는 희망과, 꿈과 현실의 구분이 굳이 필요치 않다는 역설적인 자조(自嘲)가 뒤섞인 이율배반(antinomy)적 메시지를 담은 스텐다드
(standard) 록 넘버.
반복되는 기타의 리프와 소프트 터치로 소화한 단순한 보컬의 조화가 자아 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꿈과 허무한 진실을 비교하고 있다.
이 곡은 모든 공연의 앵콜곡으로 선곡 되었고, 관객과의 완벽한 호흡을 통해 Live의 대미를 장식했던 피날레 송이다.
=============================================================
지난 90년대 방송계에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그 당시 미지의 세계였던 일본의 인디씬 활동을 통해 한층 더 진보된 음악을 시도하였고,
21세기에 이르러 유성과 같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 아티스트 '임범준'...
그의 행보가 침체되어 있는 한국 음반시장에 엄청난 활기를 불어 넣어 줄 것이라고 섣불리 예측하지는 않겠다.
다만, 이름만 들어도 사생활까지 알 것 같은 몇몇 살아남은 엔터테이너들에게만 편향되고 그들의 기획사 자본으로 독식되고 있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시장을 향해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면서, 한 획을 그을만한 잠재력을 가진 귀한 아티스트가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다라는 사실만으로도 뿜어져 나오는 기쁨을 감출 수 없는 일이 분명하다.
뭔가 다른, 그만의 처방전을 준비하고 돌아온 아티스트 '임범준'에게 우리는 무한 애정을 갖고 그의 행보 하나 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이 리뷰를 마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는 중에 아티스트'임범준'의 관계자로부터 귀가 번쩍 트일만한 낭보(朗報)를 전해 듣게 되었다.
아티스트 '임범준'의 고유 음원을 미국의 모 음반 레이블을 통해 미국과 일본의 온라인 음원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노라고...
그리고, 그 계획이 실현 될 시점이 곧 다가 온다는 소식까지도 그 자리에서 바로 접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소식을 전하는 관계자의 목소리에 강한 임팩트를 느꼈다.
10여 년 넘는 음악적 수행을 위해 봉인(封印)되었던 아티스트 '임범준'의 결괘(結界)가 이렇게 한꺼번에 열리게 된다면...
밀려오는 파장을 과연,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준비해야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느낌까지도 조심스럽게 뇌리를 스쳐갔다.
10년을 넘게 활동한 한국과 일본을 넘어서 드디어, 미국 시장까지 겨냥한 아티스트' 임범준'의 당당한 출사표를 내 손으로 직접 써 내려 갈 수 있는 날이 곧 올 수 있기를 바라는 희망을 안고 부족한 글로 채운 리뷰를 마치려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