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한… 이별 간격
새로운 객원보컬 “수린”이 담아내는 딜라이트의 새로운 감성
사랑, 공평치 않아서 시소타기처럼 누군가 마음 바닥에 닿을 때 누군가는 가장 높이 올라가기도 한다.
더욱이 한껏 높이 올라갔던 그 혹은 그녀를 아프게 떨어뜨리는 이들이 있다.
예고 없이 일어나 멀어지는 이들. 나쁘다. 몹시 아프다.
아프지 않은 이별 간격이 어디 있을까.
시소에 혼자 남겨져서 네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는 일, 달콤 쌉싸름하다.
하지만 슬퍼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라고 했던가.
환한 미소를 담아두겠다는, 외려 밝은 목소리의 노래가 있다.
초콜릿을 떠오르게 하는 음색, 수린은 이런 아이러니한 감성을 부족함 없이 담아낸다.
프로젝트그룹 ‘딜라이트’의 새로운 객원보컬인 그녀는 ‘이별 간격’을 통해 2D였던 ‘deight'’를 3D, 입체로 만들어낸 훌륭한 선택이다.
이것만으로는 이 곡이 다 녹지 않는다. 가사에서 느껴지는 드문 바삭함은 크런키 같은 감각, ‘딜라이트’의 프로듀서 겸 리더인 DK만의 센스랄까. 넘어져 다친 아이도, 장례식장의 사람들마저도 웃길 것 같은 솔직하고 신선한 가사를 써내는 DK. 그는 노라조라는 페르소나를 만나 꽃을 피웠다. 노라조의 슈퍼맨, 고등어, 카레를 통해 그는 ‘개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고 덕분에 음반관계자들로부터 명품괴짜로 불리고 있다. 명문사학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재원으로, 스윗소로우, 김동률, 호란, 윤건 등의 지성파 뮤지션들과도 동문이지만 나란히 세워버리기엔 많이 남다른 이 남자에게서 찰리 채플린의 인상을 받기도 한다. 그의 지팡이를 따라 빙그르르, 흑백에서 컬러로 2D에서 3D, 4D로… 기쁨 속으로 빠져들어 보기로 한다. 기쁨도 그와 함께라면 진화할 테니.
이별의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살색밴드를 화끈하게 한 번에 떼어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여기 천천히 알아챌 수 없도록 상처가 났던 것도 모르게 해달라는 밝은 목소리의 노래가 있다.
남과 여 사랑에 빠진다. 이 때 카메라는 Zoom in. 세상에 둘 뿐이다. 그러나
남과 여 헤어진다. Fade out. 천천히 아득해져간다. 카메라조차 시야가 흐려진다. 그래, 아프지 않은 이별 간격이 어디 있을까?
잠이 깰까봐 조심스럽게 팔베개를 천천히 빼서 고쳐 뉘어주고 떠날 것이다.
환상통
조금 천천히 멀어지면 쉬울 것 같은데
조금더 내가 알아챌수 없도록 아무렇지 않은 얼굴 보여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