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 시간 동안 침묵했던 R&B 음악의 메카이자 가요계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신촌뮤직에서 드디어 뚝심 있게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한 근사한 음반 하나를 내 놓는다.
2010년 12월 대중 앞에 선보이게 될 이치훈의 Christmas Today.
2000년 이 후 밀레니엄 시대, 가요를 듣고 자란 아이들이 음악을 꿈꾸며 동경하며 눈뜨며 펼쳐낸, 나름의 방식으로 접근한 그들의 대중음악은 어떤 모습일까? 라고 궁금해진다면 이치훈의 음악이 좋은 답을 줄 것이다.
이치훈은 고등학교 재학 중 R&B 가수 화요비의 `미안하지만 이렇게 해요'를 작사하며 가요계에 입문했다. 평소 지나치게 수줍음과 부끄러움이 많은 이치훈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조차 그에게 두려움이지만 음악을 만들 때만큼은 그 끼와 대담성을 본인조차 감당할 수 없어 가끔 걱정을 하는 필 좋은 뮤지션이다.
대학 입학 후 잠시 접어뒀던 대중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다시 스멀스멀 밀려와 노트 몇 권을 습작으로 채우며 결국 스튜디오 부스로 들어간 이치훈은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그가 꿈꿔오던 모든 것들을 자신의 음악에 녹여버리고 마는 저력을 과시한다.
드라마 겨울연가를 비롯 수많은 영화음악을 만든 한국의 엔리오 모리꼬네라 불리며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지수가 평소 아끼는 동생 이치훈을 위해 그 어떤 작품보다 심혈을 기울인 '거기에 있지 마' 등의 곡들을 기품 있는 스트링 편곡과 연주로 도왔고,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있는 미술계의 주목받는 신예 최민영이 스케치한 앨범 자켓 또한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이 이치훈 음악을 표현하고 있다.
아직도 자라고 있다는 이치훈의 키만큼이나 쑥쑥 자라나게 될 이 키 큰 뮤지션의 충만 된 필과 감성을 이번 미니앨범에 담아내기에는 사실 많은 아쉬움이 있다.
작품성, 음악성, 대중성 모두를 퍼펙트하게 갖춘 매력덩어리 싱어 송 라이터 이치훈의 가요는 대중들과는 첫 만남이 될 테지만 오랜 친구처럼 반갑고 늘 곁에 있었던 듯 편안함에 행복하고 신선함에 즐겁다.
1. 시월의 밤
간결하고 산뜻한 멜로디라인, 연인과 헤어진 날을 시작으로 처음 만났던 날까지의 추억들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치 만점 가사가 일품인 미디움 팝 `시월의 밤'.
2. 거기에 있지 마
스물 셋, 20대 남자가 말하는 사랑과 애수가 무엇인지 요란하지 않으면서 담담히 풀어낸 감성이 범상치 않은 마이너 팝 발라드 `거기에 있지 마'. 직설적이면서도 애절한 노랫말과 차가우면서도 애달픈 그의 목소리가 이 겨울 듣는 이의 가슴을 더욱 먹먹하게 할 것이다. ....
![](http://i.maniadb.com/images/btn_back.gif)
![](http://i.maniadb.com/images/btn_more.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