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타일 7집
“일곱 번째 하소연”
1.남자도 슬프다’
언제나 그래왔듯 이번 “프리스타일 7집” 역시 두 남자의 삶과 사랑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어떤 사람에 대한 추억이다. 하지만 이번 음반은 과감하게 기존의 ‘프리스타일식’ 개념을 깨내는 뼈를 깎는 고통이 있었다. 지금까지 의래 ‘프리스타일’의 ‘피처링(featuring) = R&B 여자보컬’ 라는 공식은 그들이 자주 이용하는 하나의 툴(Tool) 이였다. 이러한 방식은 가사 내용을 잘 전달하려고 그들이 노래 속에 만들어 놓은 일종의 ‘장치’이다. 잘 드려다 보면 ‘미노’와 ‘지오’의 랩 부분은 회상을 하는 남자의 겉으로 드러나는 이야기가 아닌 마음 속 이야기가 들어있고, 여자는 현실에 순응하되 타협할 수밖에 없는 심정이 들어있다. 이 ‘장치’를 극복하기 위하여 이번 노래들의 거의 모든 피처링(featuring)을 남자 가수 JD가 소화해 내었다. 또한 모던 락 밴드 니아(NIA)의 보컬 ‘전소연’의 참여도 의미심장한 것이다. 이는 프리스타일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치’를 완전하게 버리고 새로운 다른 ‘장치’를 구연해 내었다는, 다소 실험적이며 다소 공격적인 이들의 음악적 횡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곱 번째 하소연”의 타이틀곡 “별”을 잠깐 드려다 보면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곡은 시작 된다. 가사 내용 또한 기존에 자주 사용하던 슬픈 이별 이야기다. 여기까지는 당연하게 ‘프리스타일’스럽게 진행된다. 하지만 JD의 피처링 부분부터 기존에 차용하던 화자의 변동이 과감하게 없어지면서 남자의 슬픈 이야기를 계속 나열해간다. “어둠속에서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너는 어디를 가던 지금처럼 밝게 빛나면 되” 라는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가사는 진정한 “별”이 되어 우리의 가슴을 미치도록 파고든다.
이번 음반은 진짜 ‘남자 이야기’이다. 기존의 ‘장치’에서 사용된 여자 이야기를 들어내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 뼈를 깎는 고통을 넘어 본인들의 음악적 색깔 자체도 변동을 심하게 야기 시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러웠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런 이유에서 인지 2009년 3월 “마음으로 하는 말” 이후 이렇다 할 방송 활동이나 공연이 없었다. 아마 거의 곡 작업으로 모든 시간을 투자 했을 것이라는 점을 유추 할 수 있다. 특히 작곡을 하는 입장에서 기존에 자주 사용하던 기법을 과감하게 바꾸어 나가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지는 곡 작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니까 말이다. 아!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2. 그들이 내온 차를 마시며...
“프리스타일”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매번 문득 문득 지나간 사람이 생각나는 건 비단 필자 뿐만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이들이 음반을 낼 때 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그들의 팬으로서 그들의 횡보를 주시할 때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주체 할 수가 없을 때가 있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아이돌도 아니고, 예능에서 끼를 부리는 연예인도 아니며, 가요프로그램에서 촌각을 다투는 팀도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근면성실하며 꾸준하고 열심히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뮤지션’ 일 뿐이다. 왜? 그들은 미치도록 우리를 감성에 젖게 하는가? 그것은 그들의 음악이 진실 되기 때문이고 그 진실함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은 아니겠는가? 오는 봄. 커피숍 한 모퉁이에 앉아 “프리스타일”이란 따스한 차를 우리 모두 마셔보도록 하자. 그들의 가슴 아픈 “일곱 번째 하소연”을 들으며 말이다.......
3. “프리스타일” 13년의 긴 음악의 횡보
1999년 1월 “Free Style”이라는 음반 제목으로 데뷔 한 후 지금까지 10년이 넘게 활동하면서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형제 듀오 프리스타일”이 드디어 2011년 2월28일! 2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그들의 7집 음반을 공개한다. 지금까지 6장의 정규음반과 6장의 비정규 음반 그리고 12장의 참여 음반으로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왕성한 활동을 지속해 온 “프리스타일”의 정규 7집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번 “프리스타일 7집” 역시 모든 수록곡을 작곡과 편곡엔 ‘지오’가 작사엔 ‘미노’가 작업하였다. “프리스타일”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 집어 보자면 단순히 노래 잘하는 가수 랩 잘 하는 래퍼의 기존 개념을 탈피해 “뮤지션”이라는 독보적이며 누구 하나 범주 할 수 없는 획을 그어놨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 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 불멸의 히트곡 “y", "그리고 그 후”, “수취인 불명”, “마음으로 하는 말” 그리고 수많은 그들의 히트곡들이 그들이 우리나라 대표 가수임을 증명하는 바이다. 그 뿐만 아니라 특별한 방송 활동이나 언론보도와 연예 활동 없이도 그들의 음악은 항상 우리 주위에 있었다.
4. 지나간 기억으로의 산책
그들의 히트곡의 공통점을 평가하는 시각은 비단 곱지만은 않다. 힙합 뮤지션으로 데뷔했으나, 혹자는 ‘너무 말랑 말랑 하다’거나 ‘너무 가요스럽다’ 는 등등의 부등식적 기호로 “프리스타일”을 보는 몇몇의 부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이제 이러한 대중성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혹은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 매김 했음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는 그들의 음악에 새록새록 들어가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전 세계에서도 드물게 ‘매우 감성적인 민족’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오히려 힙합을 ‘대한민국’화 하는데 일조를 했다는 것에 더 타당성을 두어야 하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특히 “프리스타일” 음악의 특징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 바로 이 이야기가 너무나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과거 한번쯤 사랑한 사람의 기억을 떠올리며 어느 긴 길가 모퉁이 언저리의 벤치에 앉아 그 사람을 회상하며 속으로 되새기는, 하지만 미치도록 그 사람이 보고 싶어 하는 그 기억으로 산책을 떠나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기존의 ‘힙합’이란 틀을 거쳐 나오고 다시 그것이 “프리스타일”화 되었을 때 그들의 음악은 서서히 완성이 되어간다. 노래를 부르는 당사자들도 뼈 속까지 진정으로 감성적인 ‘대한민국’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이 이제 하나의 범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마치 자기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말하듯 조용히 읊조리는 랩과 감성적이며 사실적인 가사 그리고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슬픈 멜로디는 음악을 뛰어 넘어 그들이 수년간 노력 끝에 만들어낸 독창적인 그들만의 스타일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5. 형제, 그리고 그 후
한 팀을 10년이 넘게 활동 해온 사람이 과연 대한민국에 몇 팀이나 될까? 드물다 못해 희귀 하다는 말이 맞겠다. 이 팀이 이렇게 장수하는 이유는 그들이 형제이기 때문이다. 동생의 군 입대로 활동하기 힘든 시절에도 그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치도록 곡 작업에 매진했다. 그 사이 방송 활동의 부재라든가 언론의 무관심도 한 몫 하기는 했지만 조금 사람들에게 잊혀져버릴 수도 있을 법한 시간에도 그들의 음악은 거리에서 혹은 커피숍에서 혹은 라디오에서 꾸준하게 흘러나왔다. 지금 그들이 있게 해준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팬들과 프리스타일의 ‘한국적 감성을 흔드는 음악’ 그 자체였던 것이다.
얇은 유리병처럼 깨지기 쉬운 그 당시에도 그들은 그곳에 너무나도 따뜻한 차를 담아 우리에게 선물했었다. 어찌 그들에게 수많은 유혹과 망치질을 한 사람이 없었겠는가? 그 진통을 참아내고 더 단단해진 그들이 또 그 아름다운 잔에 따뜻한 차 한 잔을 우리에게 선물 하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프리스타일의 7집 “일곱 번째 하소연”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