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런 사소하고 시시한 이유들이 마법처럼 강력하게 우리를 지배할 때, 그 환각 증상을 우린 사랑이라 부른다.
모래알 하나에서 세계를 보고, 들꽃 하나에서 천국을 보듯,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이 때로는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한 번의 묵묵한 이별에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지구의 거대한 자전과 우주의 역동을 실감하기도 한다.
30’SPRING의 싱글 앨범 < STAY WITH ME >는 이러한 지극히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섬세한 감성의 기록이다.
“나도 너를 마지막 사랑이라 생각하고 모든 걸 다 주고 나 또한 모든 걸 다 갖고 싶었어”
(01 트랙 미치도록 중)
“저 하늘의 별을 보면서 너의 얼굴을 떠올리며 웃음을 짓는 나, 이뤄지지 않을 사랑이란 걸 난 알면서 이렇게 오늘도 널 위해 사랑 노랠 불러”
(02 트랙 STAY WITH ME 중)
웃음, 행복, 아픔, 상처, 눈물, 그리움... 누군가를 향한 무수한 감정의 콜라주가 이 섬세하고도 감각적인 멜로디의 원천이다. 사랑하고도 또 사랑하는 당신께 바치는 고백이기에 이뤄지지 않은 사랑노래라도 아름답다.
행복과 눈물이 직교하고 상처와 그리움이 교차하는 부조리한 감정의 시편들이기에 간결한 선율 안에서도 발랄한 감수성과 감미로운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세련된 외피 내면에는 유연하게 흐르는 두 보컬리스트의 목소리가 서걱서걱 진하게 갈무리된 진솔함을 일궈낸다.
사이트랜스 클럽음악이 점령해버린 일렉트로닉계에 애시드한 감성과 펑키한 리듬으로 도전장을 내민 앨범 < STAY WITH ME >는 그들의 이름 <30’SPRING >처럼 이제 조금은 사랑의 쓴맛을 알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올 사랑을 두근대며 기다리는 서른의 상큼한 봄날 공기를 담고 있다.
꼭 그 사람이어야만 했던 시시한 이유들이 결코 시시하지 않게 곱씹혀도, 이뤄지지 않은 이 사랑노래는 한 템포의 경쾌함과 한 마디의 쿨한 감성을 산뜻하게 챙겨간다.
하나의 사랑이 끝나면 또 하나의 사랑이 항상 시작되는 법이고, 또 하나의 사랑을 시작하는 데는 사소하고 시시한 이유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