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나의 음악의 괴리를 인식한지 벌써 몇 년이 훌쩍 넘었다. 이것은 오늘날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많은 젊은 연주자들의 고민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피리는 연주하는 사람도 적고,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항상 이런 질문을 받게 되었다. '피리도 전공을 합니까?’, '피리면 대체 무슨 피리를 연주하시는 것인지요?’, '피리면 리코더인 거지요?’
이런 질문을 접할 때마다, 피리 연주주자로써 피리를 대중화 시킬 수 있는 작업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전통이라는 중요한 명제에 부딪쳐서는 몇 번을 망설이고 작업을 접었었다. 하지만, 나는 최근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무엇인가를 발견했고, 그것을 피리로 연주해 보게 되었다.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연주를 하는 동안, 나는 조금씩 치유되었고, 음악이 내 마음을 담아낼 수 없다면, 결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자유란 지성과 용기가 운명을 콱 깨물 때에 비로소 존재한다고 했다. 나는 내가 생각하고 있던 모든 법칙에서 벗어나 내 안에서 자유롭게 흘러나온 선율들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든 악기를 사용하여, 마음을 다해 연주했다. 이것이 바로 나의 첫 번째 앨범이다. 결국, 이 악기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숨 쉬지 않는다면, 나의 음악이 사람들 사이에 소통될 수 없다면, 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내가 스스로 찾은 답이다. "내려놓고, 비우고, 떠나 보내는 것. 어제의 나와도 이별해야 하는 것."
인생은 강물처럼 쉬지 않고 흘러간다. 이 작업을 마친 나는 또 지금의 생각과 귀중한 것으로부터 이별하고 또 새로운 것을 찾아 나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은 내가 만든 이 음악이 나에게는 전부이다.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천 년을 넘게 한반도에서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했던 피리소리, 아름다운 이 소리가 잊혀지지 않고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사람들 마음속에 이 소리가 흐르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나처럼, 상실과 아픔을 겪었던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진윤경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졸업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음악학 석사 졸업
*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음악학 박사(통합)과정
[경력]
*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
*무형문화재 제42호 피리 정악 및 대취타 전수자
*국립국악중학교 강사, 피리앙상블 디토 동인
[수상]
*01 제3회 한국예술종합학교 주최 전통예술경연 대회 관악부 1등
*제3회 수원대학교 주최 전국국악경연대회 관악부 1등
*02 제18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피리 부문 금상
*05 제3회 대나무악기경연대회 일반부 피리부문 은상
*07 제17회 KBS 국악대경연 관악부 차상
*09 제 3회 Delphinc Olympic, Double-Reed 부문 ‘Laurel Award'
[발표논문]
*08서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정재만기음악연구’ - 향당교주 보허자 수제천을 중심으로-
*09국제 Korea학회 민속 예술분과 논문발표‘ 남북한의 피리와 일본 히치리키 비교 연구’
*10 The university of sidney symposium -' Oversized bamboo double reed of Pi-li in Korea'
[경력]
*00-01 문화관광부 주최 아셈 문화교류 청소년 대표 (캄보디아 ,브루나이.태국.싱가폴)
*03 국악고등학교 전국경연대회 수상자 초청공연 독주 ‘상령산 풀이’
*03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등단 음악회 협연 '자진 한 잎'
*03 안숙선의 소리마당'청출어람 /정재국-진윤경'
*04 Royal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논개'
*04 그르노블 구정 festival 초청연주 (파리,그르노블)
*04 세계 평화축전 주최 유럽거리공연단 (프랑스,영국,독일,프랑스,헝가리,체코,파리,그르노블) KBS ‘제 3지대’ 방영
*05 '2005국악축전- world wide 사할린 공연
*05 금호 영아티스트 콘서트 '제1회 진윤경 피리 독주회 '
*05 국립 청소년국악관현악단 태평소 협연 '방아타령'
*07,09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초록 음악회,국악을 국민 속으로 협연' 풍향'
*08 제 2회 진윤경 피리독주회 ' 경기일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