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1일 '카운트다운 서울 2012'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바바빌리지(VAVA Village)'는 ‘고릴라즈’와 성격이 비슷하지만 조금 더 나아간다. 대중은 바바빌리지의 캐릭터와 이야기 그리고 음악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차이점은 존재한다. 고릴라즈 캐릭터들이 음악을 완성하기 위한 장치였다면 ‘바바빌리지’의 음악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한 장치인 듯하다. ‘고릴라즈’의 멤버들은 결국 전형의 밴드 구성원이지만, ‘바바빌리지’는 말 그대로 이상한 마을의 구성원 그 자체인 것에서 차이는 쉽게 드러난다. 지구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이상한 마을 ‘바바빌리지’의 구성원들이 알 수 없는 괴한들의 침입으로 감금되어 있다가 첫 공연을 위해 현실세계로 탈출해 데뷔한다는 다소 황당한 그들의 첫 에피소드에 귀여운 재미, 그리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음악이다.
힙합의 영향을 받은 일렉트로 댄스 뮤직(Electro Dance Music)인 동명의 첫 싱글 “바바빌리지”는 몇 장의 카툰과 짧은 설정으론 부족한 이야기의 여백을 상상력을 발휘해 채워나갈 수 있도록 돕는데 충분하다. ‘바바빌리지’의 데뷔를 알리는 약간의 샤우트-아웃(Shout-out) 외엔 별도의 랩이나 보컬을 담지 않아 자연스럽게 첫 에피소드의 적극적인 배경음악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일반의 애니메이션과 차별화가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감각있는 프로듀서 ‘시렌(Shiren)’이 완성도 있게 주조한 신나는 댄스 뮤직이 주는 흥겨움은 ‘바바빌리지’의 성격을 규정하는 기준점이 될 듯한데, 그래서 그의 음악이 ‘바바빌리지’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조금 더 함께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이것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다양한 장르 아티스트의 음악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는 실험의 장으로 견고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기 때문에 덧붙이는 말이다. 무엇보다 알 수 없는 세력에 의해 이유도 모른 채 억압되었다가 탈출한다는 이야기에 흥겨운 음악이 함께 해서인지, 절로 응원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돋보인다. 애정을 가지고 다양한 형식의 문화 컨텐츠로 재생산될 ‘바바빌리지’의 시작을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일 듯 하다. 어쨌거나 난 이미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하나 골랐으니,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다. 느낌이 좋다.
리드머(Rhythmer.net) 남성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