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안 개구리 <노는게 제일 좋아>
아직 “10센치”의 어쿠스틱 음악이 대한민국을 진동시키기 전, 2008년 인디 변방 광주에서는 “우물안 개구리”라는 알 수 없는 이들이 거리 곳곳을 통기타와 젬베를 들쳐 메고 헤매고 있었다.
4인조 어쿠스틱 밴드인 이들은 답답하고 소외받은 듯한 클럽을 뛰쳐나와 대학가와 도심지 곳곳을 누비며 갖가지 민원에 시달리며 쫒고 쫒기는 듯한 게릴라성 공연을 열기 시작한다.
거리에서 가장 쉽게 대중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던 이들은 손에 익은 일렉기타와 베이스, 무거운 드럼을 버리고 단촐한 통기타와 젬베, 멜로디언를 챙겨들고 1년에 200여 회가 넘는 거리공연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들에게 “길거리 음악사”라는 호칭이 자연스레 생겨났다.
단조로우면서도 포근한 어쿠스틱 감성에 멤버 모두 노래를 하는 밴드 “우물안 개구리”는 철들 무렵부터 변두리 라이브클럽을 들락거리며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워왔고, 이제는 동경하던 클럽 무대에서 나아가 스스로의 음악을 거리에 담아 그들의 사랑과 고민, 청춘의 이야기들을 유쾌하면서도 따스한 감성의 EP음반으로 담아냈다.
스마트한 시대, 모든게 너무 쉽고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철지난 청춘의 낭만과 사랑을 갈구하는 “둘이서 한 우산”에서의 소년은 서툴게 사랑을 알아가고, 우리시대 아날로그 버전의 낡고 “Funny”한 피플들의 아련한 사랑이야기는 이제는 사라져가고 있는 소박한 감성들을 포근하게 담아가고 있는 이들 자신의 이야기이다.
또, “백원만 주세요”라는 이들의 직설적인 이야기는 우리 시대 음악을 꿈꾸는 많은 이들의 내면에 담겨져 있는 솔직한 심정을 역설적으로 외치고 있고, “25.8세”에서는 21세기 대한민국 청춘이 겪는 지리멸렬한 부조리와 현실을 담백하면서도 재기 넘치게 담아내고 있다.
단조로운 어쿠스틱 팝의 부드러운 감성을 솔직한 젊음의 다양한 변주로 담아낼 줄 아는 “우물안 개구리”는 스스로가 “우물안”이라고 설정한 넓디넓은 세상의 바다에서 이제 막 겨울잠을 깨고 헤엄을 치기 시작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