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너티브록의 역사 Bush 의 10 년 만의 새 앨범
◈ 너바나 Nirvana 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얼터너티브/그런지 록의 대부 Bush 의 재결성 음반
◈ 빌보드 모던록 / 얼터너티브 앨범차트 5위! 첫 번째 싱글 The Sound of Winter / Rock Songs 차트 1위!
◈ 한국 팬들을 위한 특별 보너스트랙 3 곡 추가수록!
ALL MUSIC GUIDE “Bush의 음악 중 가장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콜렉션”
Rolling Stone “10년 만에 발매 된 음반은 놀랍도록 살아있는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Bush 첫 내한공연 확정 with 에반에센스 Evanescece
일시: 2012년 2월 17일 (금) 저녁 8시 장소: 악스코리아 홀
1992년 런던에서 결성 된 얼터너티브 록 밴드 Bush 는 1994년 데뷔앨범 Sixteen Stone 을 발매를 통해 1990년대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록밴드 중 하나가 된다. 미국에서만 천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고향인 영국보다 미국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둔 것도 특이한 점이었다. 수 많은 빌보드 탑텐 싱글을 발매했고 1996년 발매한 Razorblade Suitcase 는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한다. 보컬 게빈 로스데일은 미국스카펑크밴드 노다웃 No Doubt 의 그웬스테파니 Gwen Stefani 와 2002년 결혼해 많은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화려함 속에 2002년 해체를 결정했던 이들은 2010년 재결성에 이르고 이듬해 2011년 10년만의 신보 The Sea of Memories 를 발매하기에 이른다.
각종 매체를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고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팬들로부터도 큰 반응을 얻어냈다. 2012년 2월17일 악스코리아에서 미국록밴드 에반에센스 Evanescece 와 함께 최초 내한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 앨범 해설 :
1990년대 브릿팝의 고향 영국에서 그런지/얼터너티브 록을 연주했던 밴드 부쉬(Bush),
재결합에 이어 발표한 그들의 2011년 복귀 앨범, [The Sea of Memories]
1990년대 초반, 세계 록 씬은 얼터너티브 록의 폭풍으로 한동안 소용돌이쳤다. 미국에서는 너바나(Nirvana)를 필두로 한 시애틀 그런지(Grunge)의 시대에 이어 그 후발 주자들이 기존 1980년대 메인스트림 록과 차별화된 다양한 음악들을 들고 나왔다면, 매드체스터(Madchester)의 열기로 1990년대를 출발했던 영국은 오아시스(Oasis)와 블러(Blur)로 대표되는 영국식 기타 록의 고전적 매력을 계승한 브릿팝(Britpop)으로 미국과는 차별된 영국만의 특성을 강조하려 했다. 그런데, 모든 밴드들이 어떻게든 브릿팝의 열풍에 탑승하려던 그 시기에 갑자기 미국식 그런지 록을 연주하는 별난(?) 록 밴드가 영국에서 탄생해 본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바로 그들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런던 쉐퍼드 부쉬(Shepherd’s Bush)에서 이름을 따온 4인 록 밴드, 부쉬(Bush)였다.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의 사망과 펄 잼(Pearl Jam)의 주류 문화 권력과의 투쟁으로 기존 시애틀 그런지 씬이 과거의 힘을 잃고, 많은 이들이 커트의 부재를 아쉬워하던 그 무렵에 부쉬는 빠르게 미국 시장을 파고들어 엄청난 인기를 얻어냈다. 오랜 휴식 기간과 솔로 활동의 부진으로 어느덧 신세대 록 팬들에겐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의 남편’이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해져 버렸지만, 보컬리스트 개빈 로스데일(Gavin Rossdale)은 당대의 인기 ‘훈남’ 보컬이자 커트와 에디 베더(Eddie Vedder)의 장점을 조합한 매력 있는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작곡 능력 또한 탁월했다. 단순히 그런지 록의 장점을 계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중도 쉽게 공감할만한 멜로디 제조 능력은 초기 2장의 앨범을 통해 꾸준한 히트 록 트랙들을 양산했던 근원이었다.
비록 밴드는 2000년대에 해체의 길을 걸었었지만, 초창기에 그들이 일부 팬들에게 ‘너바나 클론’이란 비아냥을 받았던 것에 비한다면 이제 록 팬들이 1990년대를 추억할 때 부쉬는 ‘꽤 좋은 밴드’였다는 기억으로 재평가되고 있었다. 멤버들도 결국 함께 했을 때가 더 좋았음을 인지했을까? 지난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에피센터 뮤직 페스티벌(Epicenter Music Festival)의 무대에 다시 서면서 부쉬의 역사는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추억의 밴드들이 다시 전성기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을 지켜보는 음악 팬들의 마음이야 항상 기쁘지만, 특히 부쉬의 귀환은 더욱 반갑다. 이제 오랜만에 정통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 사운드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다시 부여 받은 것이지 않은가. 물론 세월의 변화를 감안하고 인정하면서 얻는 기회이겠지만.
미국식 얼터너티브 록으로 고국보다 더 넗은 세상에서 독야청청했던 부쉬의 커리어
미드나잇(Midnight)에서 활동했던 개빈 로즈데일과 킹 블랭크(King Blank)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니겔 펄스포드(Nigel Pulsford)가 1992년 만나면서 부쉬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모두 픽시즈(Pixies)와 같은 1980년대 미국 인디 록에 매료되어있었고, 함께 새로운 밴드 프리미티브(Primitive)를 결성했다. 하지만 당시의 사운드는 미국적이라기보다 호주출신 록 밴드 이넥세스(INXS)에 더 근접했었고, 베이시스트 데이브 파슨스(Dave Parsons)와 드러머 로빈 굿리지(Robin Goodridge)가 합류하면서 밴드의 초기 라인업을 완성했고,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1993년 헐리우드(Hollywood) 레이블과 계약을 맺은 부쉬는 1년 동안의 작업 끝에 첫 앨범 [Sixteen Stone]의 내용물을 다 완성해놨지만, 레코드사 간부의 사망 이후 레이블은 그들의 앨범을 발매할 수 없다고 통보해 밴드를 난감하게 했다. 다른 레이블과 계약을 맺으러 발벗고 뛰어다닌 멤버들은 다행히 인터스코프(Interscope) 레이블과 발매 계약을 맺고 1994년 말 마침내 데뷔작을 세상에 공개했다. 그들의 음악적 특성상 자국에서는 반응을 얻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이들은 아예 북미 지역 시장을 먼저 공략했고,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Everything Zen’, ‘Little Things’가 먼저 얼터너티브 록 팬들의 애청곡이 되었고, 후속 싱글 ‘Come Down’과 ‘Glycerine’이 모두 빌보드 얼터너티브 록 트랙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그들의 인기는 폭발했다. 5번째 싱글 ‘Machinehead’까지 인기 행진이 이어지며 앨범은 미국에서만 6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낳았다. 당시 이미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오아시스도 세우지 못했던 기록이었다.
이 여세를 몰아 밴드는 1996년 2집 [Razorblade Suitcase]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을 겨냥했다. 더욱 거친 그런지의 필을 담은 첫 싱글 ‘Swallowed’는 빌보드 모던 록 트랙 차트에서 7주간 정상을 지켰고, 앨범 역시 1위로 빌보드 앨범 차트에 데뷔하는 히트를 거뒀지만, 더욱 미국식 그런지 사운드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너바나의 [In Utero]를 작업했던 스티브 알비니(Steve Albini)와 작업한 결과는 팬들에게 극과 극의 반응을 낳았다. 어쨌든 이 앨범도 3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밴드의 상업적 인기도는 유지시켜주었다.
이 앨범 이후 1997년에는 록 밴드로서는 드물게 테크노 리듬을 접목한 리믹스 앨범 [Deconstructed]를 내놓으면서 밴드는 자신들의 음악에 약간의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1999년 발표된 3집 [The Science of Things]로 오면서 더 가시화되었다. 더 그루비한 리듬감, 그리고 기타의 스트로크를 강조한 연주는 충분히 흥미로웠고, 첫 싱글 ‘The Chemicals Between Us’는 모던 록 트랙 1위를 거머쥐었으나, 당시의 부시의 팬들 일부는 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Letting The Cables Sleep’과 같은 좋은 곡들이 있었음에도.) 결국 레이블을 옮겨 발표해야 했던 4집 [Golden State]은 니겔의 탈퇴와 새 멤버 크리스 트래이너(Chris Traynor)의 영입이라는 우여곡절 속에 공개되었지만 미국 내에서 골드 앨범조차 기록하지 못했고, 레이블의 지원도 약해지면서 결국 2002년 밴드는 정식 해체를 선포했다.
밴드 해체 후 개빈은 자신의 새 밴드 인스티튜트(Institute)를 결성해 부쉬의 영예를 이어가려 했지만, 3년 만에 밴드는 끝나버렸고, 결국 2006년부터는 솔로 활동으로 전환해 2008년 첫 솔로 앨범 [WANDERlust]를 공개했지만, 대중과 평단의 반응은 차가웠다. 크리스는 자신이 있었던 메탈 밴드 헬멧(Helmet)의 재결합에 참여했고, 로빈 역시 여러 밴드를 옮겨다니며 활동을 지속했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개빈이 멤버들과 연락을 취하면서 밴드의 재결합 가능성은 높아졌고, 비록 원년 멤버에선 니겔과 데이브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크리스와 함께 새 베이시스트 코리 브릿츠(Corey Britz)를 영입해 새 라인업을 완결지었다.
자유로운 창작 환경에서 밴드의 과거와 현재를 드라마틱하게 풀어낸 새 앨범
재결합 후 새 앨범을 제작하면서 밴드는 두 가지 새로운 환경 변화를 시도했다. 첫 번째는 메이저 레이블이 아닌 개빈이 설립한 인디 레이블 주마 록(Zuma Rock)에서 제작하기로 결정한 것이며, 두 번째는 옛 분위기를 내기 위해 과거의 프로듀서들을 섭외하는 대신 메탈리카(Metallica)를 비롯해 꾸준히 메인스트림 록 밴드들의 프로듀싱에 전념했던 밥 록(Bob Rock)을 새 파트너로 삼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게빈은 새 앨범의 음악적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한 말은 이번 앨범의 이해에 큰 역할을 한다. “음악을 만들 때, 당신은 그간 해왔던 것을 반복할 것인지,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하죠. 물론 [Sixteen Stone]앨범과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게 안전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인생은 무슨 의미일까요? 당신이 운전을 할 때, 당신은 눈 앞에 무엇이 있나를 주로 응시하지, 후방 거울만 바라보며 운전하지는 않죠. 전 변화하고, 발전하고, 변신하는 계 예술이라는 생각이 더 좋아요.”
결국 이 앨범은 밴드의 과거와 현재를 흥미롭게 포괄하는 결과물로 완성되었다. 부쉬의 기본적인 출발점인 얼터너티브 록/그런지의 색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며, 개빈이 작곡하는 특유의 멜로디 라인의 장점은 살아 있으나, 밥 록은 그들의 사운드를 좀 더 빨리 2010년대의 메인스트림에도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뽑아주었다. 그런지 록 특유의 찌그러진 기타 톤이나 인디 록적 질감은 별로 없고, 오히려 아레나 록(Arena Rock)의 말끔함까지 받아들인 형국이다. 그래서 1,2집의 느낌과 동일하진 않지만, 3,4집의 시행착오는 말끔히 극복되었다.
이들에게 오랜만에 빌보드 얼터너티브 록 송 차트 1위, 메인스트림 록 차트 3위라는 좋은 성과를 낳게 해준 첫 싱글 ‘The Sound of Winter’는 바로 그 중도의 지점이 잘 포착된 곡이다. 마치 지금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와 배틀을 벌여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얼터너티브와 하드 록의 매력이 공유되고 있다. 예전이었다면 더 지글한 노이즈가 있었을 것 같은 ‘All My Life’의 기타 리듬은 더욱 클래식 록적 블루지함이 추가되었지만 역동적이다. 앞서 ‘아레나 록’이라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The Afterlife’과 ‘Baby Come Home’, ‘Red Light’의 명쾌한 훅과 멜로디는 더 이상 1990년대 그런지의 거친 분노와는 다른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멜로디 그 자체가 여전히 부쉬의 것이기에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마치 과거 ‘Machinehead’가 데뷔 앨범 속에서 매우 속도감이 강한 곡이었지만, 전체의 분위기를 깨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후반부의 곡들도 마찬가지다. 댄스 그루브가 아닌, 진짜 록 그루브를 긴장감 있게 뽑아낸 ‘She’s A Stallion’, 개빈의 보컬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하드 록 트랙 ‘Stand Up’, 마치 ‘Come Down’의 속편 같은 곡 전개이지만 역시 21세기에 맞는 옷을 입은 말끔한 그런지 ‘The Heart of the Matter’, ‘Glycerine’의 긴장감을 재현하는 듯하지만 훨씬 정제된 온화함이 느껴지는 ‘Be Still My Love’까지 새 노래들은 하나같이 2010년대 부쉬의 행보에 파란 불을 켜게 할 만하다. 게다가 한국반에 추가된 보너스 트랙(미국 월마트 판매 버전에 담긴 것과 동일함)으로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의 포스트 펑크 트랙 ‘Love Will Tear Us Apart’을 2010년대 메인스트림 스타일로 커버한 것은 기존 밴드의 팬들에게 서프라이즈로 다가올 확률이 매우 높다. (이 곡과 함께 ‘Come Down’과 ‘Little Things’의 2011년판 어쿠스틱 버전이 추가되었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록 밴드가 다시 복귀했을 때, 밴드 스스로도 그것을 ‘추억 팔이’처럼 여기며 음반 활동보다 투어에 더 전념하는 모습보다 두려움 없이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밴드의 모습이 설사 그 결과가 상업적 성공과 연결되지 못해도 어떨 땐 더 아름답다. 일단 부쉬는 새 앨범과 함께 2010년대에 자신들이 주류 록 씬에 적응해 나갈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제 그 여세를 다음 앨범에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가 더 기대가 되는 긍정적 컴백이다.
2012. 1 글/ 김성환(Music Journalist – 핫트랙스 매거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