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변박자[odd meter]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드러머 장현준'의 테크닉에 반해 처음 이 음반을 접하게 됐지만, 정작 음반을 다시, 또 다시 듣게 한 것은 '음악가 장현준'의 빼어난 감성과 음악성이었다." - 재즈 드러머 이창훈 (박용규 퀄텟, 박지훈 밥 컬렉티브, 김지훈 트리오 등)
드러머 장현준은 지난 이천 년대 중반 재즈 씬에 등장한 젊은 뮤지션이다. 짧은 국내 활동 후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중심 로스 앤젤레스로 건너간 그는 활발한 연주 활동과 더불어 미 서부 음악 교육의 명문 LAMA(Los Angeles Music Academy)에 진학, 북미 정상급 스튜디오 드러머 랄프 험프리(Ralph Humphrey)를 사사하며 한 차원 진보된 모던 드러밍 테크닉을, 전설적인 재즈 거장 토니 인잘라코(Tony Inzalaco)를 사사하며 전통에 근거한 스윙 감각과 밥 드러밍 그리고 본고장의 모던 재즈 앙상블 기법을 체득했다. 귀국 후에는 꾸준한 클럽 연주로 다시금 국내 재즈 뮤지션들 사이에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캐나다 출신의 걸출한 색소포니스트 켄지 오메(Kenji Omae), 최근 리더작 'Reflection'을 발표한 학구파 기타리스트 김정식, 신디케이트(Syndicate)와 플레이하우스(Playhouse)의 일원으로 활약 중인 피아니스트 최현우, 바이 루피타(Bye, Lupita)의 감각적인 베이시스트 안원석 등 평소 장현준의 음악세계를 흠모해 온 이들 화려한 재즈 세션과 의기투합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새로운 그룹을 결성, 현대 재즈의 새 지평을 열 이 음반 ‘New direction in action‘을 기획하기에 이르렀다.
뉴욕과 서울을 아우르는 그간의 눈부신 연주 기록들을 통해 이미 재즈 씬의 가장 탁월한 임프로바이저로 정평이 난 켄지 오메는, 장현준의 세련된 작편곡에 힘입어 기대 그 이상의 압도적인 연주력을 바로 이 음반을 무대로 펼쳐 보이고 있는데, 시시각각 변화해 가는 박자와 리듬의 미로 속을 거침없이 노닐며 흡사 파도가 휘몰아치듯 끊임없이 뿜어내는 도회적인 라인들은 분명 이것이 현대 재즈 임프로비제이션의 정점이라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닐 것이다. 김정식과 최현우 역시 지난 이력에서 짐작되듯 독창적인 감각의 개성 넘치는 솔로잉과 컴핑으로 앙상블의 완성도와 감상의 재미 모두를 한결 더해주고,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하는 안원석의 베이스는 가히 완벽에 가까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장현준의 드럼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매 트랙 곳곳에 도사린 험난한 리듬 여정을 무리 없이 헤쳐 나가는 믿음직한 호연을 들려주고 있다. 다양한 변박자의 운용에 있어 누구보다 해박한 이해와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진 장현준은 리더로서 음반에 수록된 모든 테마들을 직접 작곡 및 편곡하기도 했는데, 그 음악성은 대단히 놀라운 것으로, 이론과 플레이가 일치하는 이 보기 드문 케이스의 비범한 드러머가 만들어 내고, 또 순간순간의 판단과 기지로써 만들어 가는 일련의 음악들은 일찍이 국내서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영역의 재즈, 또 다른 차원의 재즈 드러밍임에 틀림이 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