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지만, 바다를 가르는 쇄빙선처럼 천천히, 범람하는 물살이 계단을 타고 흐르듯 서서히, 차오른다.
앨범 ‘쇄빙선’은 밴드 [피콕그린]이 EP [Peacock Green]을 발표한 이후 1년 만에 발표하는 신보이며, 그들에게 있어 첫 싱글 앨범이다. 앨범에는 ‘쇄빙선‘, ‘흐름‘ 두 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두 노래는 저마다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1번 트랙 ‘쇄빙선’은 본 싱글의 표제곡이며, 드럼 연주로 시작해 악기를 점점 쌓아가는 전개로 진행이 된다. 무거운 드럼 연주가 바다 위에 떠 있는 ‘쇄빙선’의 이미지를 묘사하고 있으며, 한 옥타브씩 쌓아가는 나머지 악기들의 연주가 ‘전진’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쇄빙선‘은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쇄빙선’처럼, 시련을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그런 극복의 메시지가 곡 전개와 절묘하게 맞물려 조화를 이루고 있다.
2번 트랙 ‘흐름’은 시간이 흘러 타인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며, 큰 변화가 없는 차분한 편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 곡에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가호’가 코러스로 참여해 곡의 따뜻한 느낌을 살리고 있다. ‘흐름’은 타이틀곡 ‘쇄빙선’과 다르게 주제가 되는 악기 없이 일정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앨범 전체의 무게를 조율하고 있다.
앨범 ‘쇄빙선‘은 러닝타임이 10분 남짓 밖에 되지 않은 짧은 앨범이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비록 밴드 ‘피콕그린‘의 다음 앨범 및 행보에 대해 아주 약간의 편린만 제공해준 ‘화려하지 않은’ 앨범이지만, 분명 바다를 가르는 쇄빙선처럼 천천히, 범람하는 물살이 계단을 타고 흐르듯 서서히, 청자들에게 울림을 안겨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