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noon (재주소년 박경환)
남쪽섬으로부터
- <재주소년> 박경환, 새로운 시작 ‘afternoon’
- 초여름 정취를 가득 안은 ‘afternoon’의 EP <남쪽섬으로부터>
재주소년 해체 이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여러 곡을 썼지만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전까지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시간이 자꾸 흘러버리는 것 같았기에 일단 저질러야겠다는 마음으로 데뷔 앨범 밖으로 추려진 6곡을 모아 먼저 EP작업을 하게 되었다. 작업을 마치고 보니 음악은 한 없이 느리고 꿈 결 같았다. 먼 곳을 바라보며 들어야 하는 앨범이다. 더 자세한 설명은 아직도 하나뿐인 음악 동료 유상봉 군에게 부탁했다. -afternoon
'에프터 눈' 이라는 생소한 이름이 등장했다! (나에게는 익숙하지만..)
소개하자면 제13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를 거쳐 2003년 재주소년이라는 남성듀오로 데뷔, 2010년 시끌벅적하게 해체하려고 했으나 큰 소문은 나지 않고... 2012년 여름! 이제서야 새 음악을 들고 온 박경환. 'afternoon'
나는 그의 오랜 친구이자 재주소년의 또 다른 멤버였던 유상봉이라는 점을 말씀 드리면서 그가 정규 앨범을 발매하기 전 가볍게 먼저 내놓은 6곡의 EP [남쪽섬으로부터]에 대한 짧은 소감을 써보고자 한다.
처음 그와 함께 기타를 치며, 노래를 만들던 것은 이제는 지겹도록 오래 전 이야기다. 오랫동안 그가 만든 음악들을 들어왔기 때문에 사실 별다른 소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그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에 나름 여러 각도에서 들어봤다
친구의 음악을 듣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10곡을 들려주면 7~8곡 이상은 좋았던 것 같다. 늘 함께 앨범을 완성해오다가 경환이 혼자 만들어낸 앨범을 쭉 듣고 있자니 뿌듯하기도 하고 ‘드디어 나오는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
재주소년에서 내가 러프(rough)함을 맡았다면 경환이는 다소 섬세한 부분을 맡아왔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앨범을 듣고 있으니 오히려 내가 늘 재주소년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간결하고 느릿한 감성’을 표현하고 있어 좋았다. 느리지만, 멜로디컬하고 푹신해서 그냥 가만히 듣고 있으면 좋은 그런 느낌.
누군가가 재주소년의 음악이 뭐냐고 물었을 때 “뭐..글쎄요..저 포...크죠?” 라고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나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포크'라고 하면 훨씬 더 멋지고 어려운 음악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어쨌거나 '에프터눈'의 음악은 어떠한 면에서 더 색깔이 짙고 한결같다. 우물이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한 낮에 남쪽섬에서 햇볕을 쬐면서 들으면, 아마 편안하고 따뜻하면서 졸립겠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