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유행이다. 책도, TV 프로그램도, 요가도 ‘힐링’을 제안한다.
시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 [사랑은 이내 사람을 아프게 한다], 이 노래 역시 ‘힐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사랑에 대한 상처로 다시 사랑하기가 두려운 이에게 건네는 위로의 이야기이다.
아픈 사랑을 경험한 이에게 사랑은 상처로 귀결되는 뻔한 결말이 된다. 새로운 사랑에 대한 희망이 없고 단순히 피하고만 싶은 마음뿐이며 모든 감정이 소모적이고 불필요하게만 느껴진다.
조아람의 쓸쓸한 목소리는 이 감정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마치 말하듯 툭툭 내뱉는 조아람의 노래는 처음부터 둔탁하게 가슴을 때린다. 그리고 보컬과 함께 끝까지 호흡을 같이하는 기타연주와 그 뒤로 흐르는 굵은 첼로 선율은 아픔을 노래하는 그의 분신이자 그의 등을 토닥이는 위로와 같이 들려 인상적이다.
"사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부르는 부분이 아니죠. 바로 여자보컬의 ‘알아’하는 부분입니다.”
곡의 클라이막스와 함께 등장하는 여자보컬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그 주인공이 더욱 인상적이다. 바로 버블시스터즈, 힛더나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실력파 보컬 MJ(김민진)이다. 버블시스터즈나 힛더나인에서는 느낄 수 없던 그녀의 색다른 분위기가 신선하면서도 너무도 자연스럽게 곡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녀의 목소리를 빌어 조아람이 전하고 싶었던 건 그저 당신의 아픔을 아는 누군가가 있다, 공감한다는 위로의 메시지다.
“세상의 반이 여자다, 금방 새로운 사랑을 하고 괜찮아질 거다, 라는 어쭙잖은 위로보다 그저 그 아픔 그대로를 알아주는 게 가장 큰 위로 아닐까요?”
그렇다. 어떤 말보다 상처 받은 마음을 읽고 토닥이며 기다려주는 것만큼 좋은 위로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이내 사람을 아프게 한다]는 위로이자 공감의 ‘힐링송’이다.
며칠 전에 발매된 그의 첫 번째 싱글 [봄과 안녕]이 따뜻하고 예쁜 감성을 선사했다면 두 번째 싱글인 [사랑은 이내 사람을 아프게 한다]는 짙고 묵직한, 전혀 다른 서정성을 선사한다. 이토록 상반된 서정성을 잘 담아낸 싱어송라이터 조아람의 행보가 흥미롭다. 마침맞게 찾아온 장마와 함께 이 곡을 들으며 다음 그의 이야기를 즐거이 기다려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