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훈 싱글 ‘Ma Boo’
컨템포러리 싱어로의 변신
성훈 디지털 싱글 ‘Ma Boo (Feat. SanE)
성훈의 목소리는 무척 독특하다. 강한 비음에 얇고 카랑카랑하게 내지르는 그의 보컬은 브라운아이드소울 안에서 명확한 하나의 색을 만들어 내며 팀의 큰 성공에 기여했다. 하지만 독특한 그의 목소리는 솔로이스트로서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못했다. 목소리도 독특한데, 솔로로서 그가 보여주는 음악들은 재즈에 다가서거나, 정통 흑인 음악을 표현하는 어려운 음악들이었기 때문이다. 평론가들이나 매니아들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음에도 팀의 다른 멤버 정엽, 나얼, 영준의 성적에 비해 성훈의 홀로서기는 아쉬웠다. 대중은 독특한 목소리와 음악성에 깊이를 더한 그의 음악이 낯설었던 것 같다.
그랬던 그가 대중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TV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TV의 힘은 역시나 위력적이었다. 콘서트에 오지 않으면 얼굴도 볼 수 없었던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막내가 대중이 모두 알아보는 인지도 높은 가수가 될 수 있었고, 그의 솔로 음원이 차트에서 아이돌들의 음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결과들 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성훈이 대중이 좋아할 음악과 무대를 만들기 위해 매주 고민해야 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갈고 닦았던 그의 댄스 실력이 빛을 냈고, 거꾸로 돌아서서 피아노를 치는 그의 화려한 무대 매너에 관객들은 기록적인 호응을 보여주었다. 귀에 착착 붙는 명곡들의 멜로디에 맞춰 어떤 날은 차분하게 어떤 날은 방방 뛰며 무대를 만들어 냈던 성훈. 그는 그렇게 대중의 귀를 열고 마음을 여는 방법을 배워 나갔다.
디지털 싱글로 발표된 ‘Ma Boo’는 대중 친화적이고 시대 친화적이다. 컨템포러리 싱어에 한 발 다가서는 성훈의 변화를 보여주는 곡들이라 할 수 있다. [불후의 명곡]을 통해 체득한 그의 자신감이 음악의 표현 방식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훌륭한 뮤지션 한 명을 곁에 둘 수 있게 되었다는 건 대중의 입장에서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뜨거운 여름 시원한 사운드
성훈의 스펙트럼은 넓다
이번 디지털 싱글 ‘Ma Boo’는 성훈이 출연했던 [불후의 명곡]의 파트너 래퍼 산이가 피처링한 곡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두근거림을 흥겹게 표현하고 있다. 발라드도 댄스 그루브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능력, 거기에 재즈와 소울까지 소화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은 돋보인다.
‘Ma Boo’는 브라스의 시원한 그루브가 곡의 흐름을 이끄는 흥겨운 곡으로, 팝 친화적인 래퍼 산이의 흥겨운 랩이 얹어지면서 흥겨움이 배가되었다. 성훈이 기존에도 종종 보여주었던 훵키 사운드이지만, 솔로 앨범에 담겼던 곡들과 비교하면 악기 편성에서 전자음을 통한 변형이 배제되어 더욱 부담 없이 들리며,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일정한 리듬과 악기 편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대중을 향한 배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대중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 뮤지션들이 레전드에 자리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방법을 터득한 성훈의 변화가 큰 뮤지션으로의 진일보를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대중음악평론가 /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