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베스트: 에디 히긴스를 회상하며 II
에디 히긴스 트리오가 로맨스에 관한 명곡 50곡을 녹음한 4부작 『A FINE ROMANCE』, 『A LOVELY WAY TO SPEND AN EVENING』, 『SECRET LOVE』, 『YOU ARE TOO BEAUTIFUL』에서 각각 3곡씩 총 12곡을 선곡한 최고의 로맨틱 넘버만을 선곡한 Best Of Best: Memories Eddie Higgins 시리즈의 제2탄!!
에디 히긴스가 타계했다. 오랜 세월, 히긴스는 태어난 고향에서 가까운 매사추세츠주의 피서지인 케이프 코드와 플로리다의 포트 로더데일 양쪽을 오가면서 살았다. 2009년 8월 31일에 플로리다의 병원에서 폐암 으로 타계. 향년 77세. 최근 몇 년은 파킨슨병도 앓고 있었던 것 같다. 히긴스가 세상을 떠난 2009년은 오바마가 대통령에게 취임하고 일본에서는 민주정권이 탄생했다. 유명인인 마이클 잭슨의 돌연사가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장래에 이런 일들이 함께 생각날 지도 모르겠다. 히긴스가 비너스 레코드에 있던 시기가 그의 음악 활동 중에서 가장 왕성하게 빛을 발하고 있을 때였다. 1997년에 비너스 레코드에서의 첫 번째 음반, 『HAUNTED HEART 』을 녹음한 후 재즈에서는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큰 히트를 하자 히긴스는 가장 인기 있는 재즈 아티스트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97년부터 2008년까지 비너스에서 히긴스가 녹음한 리더 앨범은 모두 18장이다. 그것뿐만 아니라 테너 색소폰 연주자 스콧 해밀튼과 함께한 공동 리더작품이 5장이 있다. 그 외에도 가수와 함께한 작품과 서니사이드 (SUNNYSIDE) 레이블에서의 앨범 등도 비너스로부터 일본에 발매되었다. 그것들을 모두 더하면 해마다 3장꼴로 음반을 발매한 셈이다. 게다가 베스트 반도 있다. 이렇게 많은 음반을 10년 이상 계속해서 발표한 아티스트가 몇 명 있을까? 송북(SONGBOOK) 시리즈를 양산했던 버브 시절의 오스카 피터슨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대에서는 보기 드문 인기를 구가하던 다작을 한 아티스트였다. ‘더 듣고 싶은, 1장이라도 더 듣고 싶다’는 프로듀서 하라 테츠오와 재즈팬의 심정이 느껴진다. 사실 히긴스가 비너스 이전에는 녹음을 적게 한 과소평가된 피아니스트이었던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히긴스는 1932년 2월 21일,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출생으로 일리노이주 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했고 재학 중 시카고에서 프로 활동을 시작했다. 시카고에는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유명 연주인들이 출연하던 ‘런던 하우스’라는 재즈 클럽이 있었다. 히긴스는 그 클럽에서 하우스 피아니스트로 12년간이나 재직했다. 그러는 동안 적은 수이지만 비제이(VEE JAY)나 아틀랜틱(ATLANTIC) 레이블에서 리더작을 녹음하기도 했다. 그리고 70년에 시카고에서의 활동에 종지부를 찍고 플로리다로 이주한다. 히긴스는 야심이나 명예욕은 없었던 것 같다. 그 이후부터 겨울은 플로리다 여름은 케이프 코드에서 유유자적한 음악활동과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히긴스의 유유자적했던 음악 활동이 비너스와 계약 후 일변한 것은 재미있는 사실이다. 왜 히긴스는 일본에서 인기가 있었던 것인가? 그 질문은 우문이다. 미국에는 비너스 레코드가 없었기 때문이며, 미국에는 하라와 같은 재즈 프로듀서가 없었기 때문, 다른 이유는 없다. 일본과 미국 청취자의 기호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좋은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 재즈를 좋아하는 청취자의 귀는 점점 탁월해지고 있다.
히긴스의 재즈 피아노는 그만의 매력이 있다. ‘우아’, ‘격조’, ‘품위’, ‘로맨티시즘’, ‘화려함’과 같은 수식어가 떠오르지만 그 중에서도 ‘격조’, ‘로맨티시즘’은 빌 에반스에 필적할 것이고, ‘우아함’에 있어서는 재즈의 최고봉일 것이다. 이른바 ‘엘레강스의 거장’이다. 이번 음반 『에센셜 로맨스 베스트』는 히긴스를 추모하는 음반으로 4종류(한국에서는 3종류)로 발매되는 베스트 반 가운데 하나이다. 히긴스는 베이스의 제이 레온하트, 드럼의 마크 테일러와 함께 피아노 트리오로 2006년에 《로맨스 4부작》을 녹음했다. 50곡의 러브송을 4장의 앨범 『A FINE ROMANCE』, 『A LOVELY WAY TO SPEND AN EVENING』, 『SECRET LOVE』, 『YOU ARE TOO BEAUTIFUL』에 수록했다. 연달아 4일 동안 녹음을 감행한 이 프로젝트는 히긴스판의 ‘마라톤 세션’으로 화제를 불렀다. 그 안에서 선곡한 베스트 반이 이번 음반이다. 히긴스는 2008년 11월 비너스 레코드에서 처음으로 오리지널 곡집 『PORTRAITS OF LOVE』를 녹음했다. 아마 그 작품이 마지막 앨범일 것이다. 우리들은 이제는 더 이상 히긴스의 새로운 작품을 들을 수 없다 …. 고마워요, 히긴스!
01. I CONCENTRATE ON YOU
콜 포터가 뮤지컬 『브로드웨이 멜로디』(1939년)을 위해서 작사, 작곡했다. 프랭크 시나트라, 엘라 피츠제럴드 등이 부른 다수의 명곡이 남겨져 있다. 히긴스는 보사노바 터치의 편곡으로 원곡의 멜로디를 우아하게 노래하고 아름다운 애드립으로 듣는 이를 도취시킨다. 앨범 『A FINE ROMANCE』수록.
02. YESTERDAYS
뮤지컬 『ROBERTA』(1933년) 가운데 한 곡으로 작곡은 제롬 칸. 재즈 스탠더드 곡으로서 인기 있는 곡이다. 아마 연주하지 않은 재즈 뮤지션이 없을 것이다. 히긴스가 아름다운 연주를 들으면 멋진 하루하루가 매일 반복되는 것만 같다. 앨범 『A FINE ROMANCE』수록.
03. HERE'S THAT RAINY DAY
뮤지컬 『CARNIVAL IN FLANDERS』 (1953년)을 위해서 지미 밴 휴젠이 작곡한 감상적인 발라드. 차가운 비와 떠나간 사랑의 슬픈 기억이 서로 교차되는 곡이다. 히긴스는 보사노바 터치로 편곡하여 경쾌한 느낌으로 요리해주고 한다. 앨범 『A FINE ROMANCE』수록.
04. THE WAY YOU LOOK TONIGHT
영화 『SWING TIME』 (1936년)에서 프레드 아스테르가 노래 불러서 유명해진 제롬 칸 작곡의 러브 발라드. 사랑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한 곡이다. 앨범 『A LOVELY WAY TO SPEND AN EVENING』수록.
05. I COULD WRITE A BOOK
뮤지컬 『PAL JOEY』 (1940년)의 주제가로 리처드 로져스가 작곡, 로렌츠 하트가 작사하였다. 「멋진 연인에 대해서 책이라도 쓰고 싶다」라는 가사를 가진 러브송. 히긴스의 통통 튀는 듯한 스윙이 우아하기 그지없다. 앨범 『A LOVELY WAY TO SPEND AN EVENING』수록.
06. GENTLE RAIN
보사노바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의 루이즈 본 파의 대표 곡으로 1966년의 영화 『GENTLE RAIN』의 주제가. 너무나 애달픈 아름다운 러브송이다. 앨범 『A LOVELY WAY TO SPEND AN EVENING』수록.
07. I LET A SONG GO OUT OF MY HEART
듀크 엘링튼이 엘링튼악단의 알토 색소폰 연주자 자니 호지스와 연주하기 위해 1938년에 작곡했다. 「노래를 잊어요」라는 소제가 붙어있다. 히긴스는 명랑한 느낌의 스윙으로 연주한다. 앨범 『SECRET LOVE』수록.
08. BLUE AND SENTIMENTAL
밴드의 리더이자 피아니스트인 카운트 베이시가 1938년에 작곡한 발라드의 명곡. 히긴스는 여유 있게 우아하고 아름다운 발라드로 전개시킨다. 앨범 『SECRET LOVE』수록.
09. SECRET LOVE
도리스 데이 주연의 영화 『CALAMITY JANE』 (1953년)의 주제가로 도리스가 불러서 히트 했다. 작곡은 새미 페인. 재즈로는 카먼 맥레, 덱스터 고든, 아마드 자말 등의 레코딩이 있다. 앨범 『SECRET LOVE』수록.
10. HISTORIA DE UNA AMOR
멕시코의 로스 알마란이 1955년에 작곡한 인기 있는 볼레로로 원제는 스페인어인 「HISTORIADE UN AMOR」, 영어로는 「A LOVE STORY」이다. 트리오로스 판쵸스, 에디 고메,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나나 무스쿠리 등의 레코딩이 알려져 있다. 우아하고 애조 띤 히긴스의 연주는 훌륭하다는 한마디 말밖에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앨범 『YOU ARE TOO BEAUTIFUL』수록.
11. ANYTHING GOES
뮤지컬 『ANYTHING GOES』 (1934년)을 위해서 콜 포터가 작사, 작곡했다. ‘ANYTHING GOES’은 「뭐든지 있어」 「자유분방」등의 의미로 자유롭게 살았던 포터에게 딱 맞은 곡명이다. 앨범 『YOU ARE TOO BEAUTIFUL』수록.
12. LOVER MAN
재즈 싱어 빌리 홀리데이의 주요 레파토리였던 슬픈 노래로 빌리의 팬이었던 무명인 청년 지미 데이비스가 가사를 써서 그녀에게 바쳤다고 한다. 빌리가 작곡을 부탁해서 완성된 곡으로 1942년 출판되었다. 앨범 『YOU ARE TOO BEAUTIFUL』수록.
노부마사 타카이 (NOBUMASA TAKAI) 번역 및 정리: 김 성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