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송용창의 2집 ‘입술’
재즈, 포크, 블루스, 소울, 락을 아우르는 카리스마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입술’
전작 ‘항해’가 음악이란 바다로 떠나는 힘찬 출발 이였다면 두 번째 작품 ‘입술’은 송용창 이란 배 안에서의 낮과 밤이 얼마나 즐겁게 오고 가는지를 증명하는 앨범이다.
‘항해’에서 재즈, 라틴, 브라질리언, 포크, 락 적인 요소들이 각기 다른 에너지로 얼굴을 들이밀었다면 ‘입술’은 재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면서도 India arie나 Lizz wright처럼 어쿠스틱 소울적인 색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칼날처럼 정제된 서정성의 ‘나비야’, ‘불빛’은 Lizz Wright을 떠오르게 하고 스윙리듬을 힙합적인 정서로 해석하고 있는 ‘레몬조각’이나 ‘입술’ 같은 곡들은 언뜻 D'angelo나 Angie Stone의 어쿠스틱 버젼 같으며 ‘꿈속에 있어’는 어쿠스틱 편성임에도 Mint Condition의 그것처럼 사이키델릭한 느낌을 충분히 들려준다. 사이 사이 ‘내게로 와’, ‘사랑은 잔인해’ 같이 우아한 그루브의 곡들과 ‘사랑중독증’, ‘빙’ 같은 락적인 요소의 트랙들이 다채로운 느낌을 더해준다.
2집 ‘입술’ 역시 대중성을 고려한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으나 참 다행스럽게도 전작 ‘항해’ 보단 훨씬 대중적이고 일관성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특히 그의 목소리는 모든 장르를 소울화 시키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다.
깊이 있는 허스키 보이스가 멜로디를 섬세하게 쓰다듬는 경험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의 소리에는 전인권이나 한영애 처럼 시대에 손꼽히는 소리꾼으로서의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전체적으로 진지하고 서늘한 색깔은 여전하나 그 안에 깨알 같은 즐거움들을 편안하게 배치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탄스러운 것은 지극히 이성적이며 견고한 이 곡들을 표현하는 그의 목소리가 마치 한 잔 거하게 걸친 아저씨 마냥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오묘한 간극이 그가 얼마나 인간적이고 또 훌륭한 예술가인가를 증명하는 지점일 수 있겠다.
이 음반에 네오소울이란 이름표를 붙여주는 것이 부족해 보이기에 ‘못하면 어때‘의 가사를 인용해 한마디 하자면, “참 멋지지 않니, 뭔가에 도전 할 수 있다는 것이”‘입술’은 정형화된 장르를 뛰어넘어 닥치고 ‘공감’에 도전하는 음반이며 나는 그것이 참 멋져 보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