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응시하는 지극히 사색적인 앨범. ‘신.치.림’ 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조정치 2집 [유작 (遺作)]
그룹 ‘신치림’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조정치가 자신의 두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 가수 정인의 남자친구로, 무한도전에서 널리 알려진 ‘못.친.소’ 특유의 예능감으로 유명해졌지만, 조정치는 10년 이상을 대중음악시장에서 싱어송라이터, 기타리스트, 편곡자로 활동해온 뮤지션이다. 특유의 수줍은 성격으로 인해, 주로 타 뮤지션들의 조력자로 활동하던 조정치는 2010년 [미성년 연애사]를 발표하며 홍대 인디씬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솔로 활동 보다는 세션기타리스트, 편곡자로 더 많은 음악생활을 이어왔다.
최근인 2011년부터는 [월간 윤종신]의 편곡자와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하였고, 2012년에는 윤종신, 하림과 더불어 프로젝트 그룹 ‘신치림’ 으로 앨범발표와 함께 [퇴근길 오페라] 공연으로 점차 활동영역을 넓혀 가던 조정치는, 1집 발매부터 컨셉을 잡아오며 그간 틈틈이 작업해온 2집 앨범 [유작]을 발표하게 되었다.
지난 1집 [미성년 연애사]에서 위트있는 가사와 따뜻한 음악이 중심이었다면, 이번 2집 앨범 [유작]에서는 본래의 내면을 표현하는 창작이라는 본질적 요소에 다가서, 보다 내밀한 정서를 표현하는데 주력한 인상이다. 그렇기에 앨범 전체는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과 느낌이 중첩되어 단아하면서도 음울한 이중적인 느낌을 내포한다. 직접 피아노를 연주한 인트로의 피아노 3중주를 시작으로 앨범 대부분의 곡들에 어쿠스틱 악기를 전면에 배치하였고, 곡마다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휘슬, 오보에, 드렐라이어등 클래식 악기와 민속악기들을 사용하며 악기 고유의 농밀한 질감을 통해 수수한 내면의 모습을 승화시키려 했다. 또한, 부서질 것 같은 섬세한 감성의 가사들과 보컬은 전체적인 앨범의 느낌을 응시와 관조, 이를 통한 세상과의 단절감을 노래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한국 포크음악의 유형과는 차이점을 두며, 유약함과 우울함의 상징인 엘리옷 스미스(Elliot Smith)의 모던 포크 음악과 페어포트 컨벤션(Fairport Convention), 닉 드레이크(Nick Drake)로 대변되는 트레디셔널 포크 음악이 함께 공존하는 인상을 내비친다. 앨범 수록곡 들 중 중 켈틱 음악의 정서를 아우르는 ‘새벽’과 ‘우리의 시대’에서 보여주는 노랫말과 구성은 그러한 특징을 고스란히 대변한다. 또한, 타이틀 곡이자 정준일이 보컬로 참여한 ‘겨울이 오면’의 현악 4중주의 단아함으로 승화시킨 아름다움 또한 기존 포크음악과는 다른 차별적인 대중성을 지닌다. 이외에도 김C가 노래한 ‘나의 허세’는 나약한 개인들에 대한 연민을, 2번 트랙 ‘꽃’과 하림이 연주한 드렐라이어와 다른 현악기들이 교차하는 ‘치유’는 뒤틀린 감성의 읊조림을 나지막하게 때론 강렬하게 펼쳐낸다.
모든 곡은 조정치가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했으며, 동료들인 김C, 정준일이 2곡에서 객원 보컬로, 하림이 휘슬과 드렐라이어 연주에, 가수 정인이 ‘우리의 시대’에 공동 작사, 작곡으로 참여하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