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잃어버린 자의 눈물 같은 노래들 [여행자의 노래 7집]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시인, 수필가, 순례자 임의진이 선물하는 특별한 월드뮤직 컬렉션.
짐 브룬버그의 비극적인 노래로부터 죠 크릭스톤의 기차 노래, 여행혼을 불러일으키는 몰리 파든의 목청, 희귀한 이란의 포크 송 ‘고라예 아비’와 엠마 후나로의 볼리비아 바람소리, 바르보사의 격정어린 체 게바라의 노래. 들을 귀를 찾아 흘러가는 다른 방식, 다른 느낌, 다른 공기의 월드뮤직. 사진작가 김홍희의 변함없는 동행
다른 공기를 마시는 듯한 월드 뮤직,
귓불을 스쳐 들려오는 다른 느낌, 다른 세상...
<여행자의 노래> 임의진의 7번째 월드뮤직 순례는 특별하게도 <다른 공기>라는 제목을 달고 찾아왔다. 여행은 짐 브룬버그의 노래로부터 시작된다. 파국을 맞은 이 연인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죠 크룩스톤의 기차 노래는 라라라 입술이 먼저 설레어 기차에 올라타게 만든다. 몰리 파든의 바람 냄새 잔뜩 묻어난 노래 ‘여행의 혼’이 뒤따라 스며들고, 엘리야 데리얼트가 기타와 카혼으로 레드라인을 그어 주면 루터교회 찬송가 ‘유어 리틀 온스 디어 로드’를 빈 테르모네 악단의 보컬 안네 그라비르가 노르웨이어로 그윽하게 들려준다.
데이빗 블리스가 노래하는 윈터 송은 겨울의 눈보라를 데려오고, 뒤이어 ‘블리스 디스 사운드 언더 더 시티’가 부르는 멜랑콜리한 노래 ‘아이 오브 더 스톰’이 폭풍의 눈처럼 반짝거린다. 그 뒤엔 메이슨 제닝스가 비틀즈의 초기 넘버이자 훗날 ‘줄리어스 가이’로 거듭 태어난 존 레넌 곡 ‘차일드 오브 네츄얼’을 언플러그드 스타일로 들려준다. 이어 스테판 브란트 한슨은 <크리스마스 불빛 아래>로 데려간다. 이베르 크레이브의 오르간과 피아노 반주, 지그문트 그로븐의 하모니카 연주가 아름다운 캐럴.
볼리비아의 포크 뮤즈 엠마 후나로가 민요가 된 노래 ‘라 레소라나’를 들려주고, 바르보사는 앙헬 파라 원곡의 체 게바라 헌정곡 ‘위대한 결전속의 기타’를 노래한다. 볼리비아 산악에서 게릴라 전투중인 체 게바라의 총소리를 기타 연주로 표현해 내고 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노래로 잘 알려진 쿠바 노래 ‘두 송이 치자꽃’을 휘트니 무어가 잠결에 들려오도록 살갑고 소박하게 노래하고, 남미의 전설적 음악영웅 유팡키의 대표곡인 ‘인디오의 길’을 아르헨티나의 뮤즈 리디아 보르다가 꾸밈없는 날것으로 들려주고 있는데 안데스 고산의 낯선 바람이 훅훅 부는 거 같다.
히브리 여인 샤바 알베르스타인이 들려주는 어린양의 자장가는 간절히 팔레스티나의 평화를 기도한다. 뒤따라 ‘늙은 쉬까 할머니의 노래’를 울산 월드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과도 인연을 맺은바 있는 바스토스가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추어 웅혼하게 들려준다.
인디싱어 에밀리 카바나흐가 ‘카니발’ 노래로 차분한 축제의 쉼을 선물하면 마지막곡은 친구 따라 ‘아리랑’을 불러 음반에 수록하기도 했던 세스 마틴. 그는 한국과 누구보다 인연이 깊다. 오늘은 ‘작별 노래’를 안타깝고도 다정하게 부르고 있는데, 음악여행기의 라스트신답게 섭섭한 끝인사로 적격이다.
정말 “기다리고 기다렸던”이라는 말을 반복해도 부족함이 없는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 그 7번째. 공기부터 전혀 다른, 색다른 월드뮤직과의 만남. 여행의 혼이 깃든 이들이라면 이 음반이 자기 인생의 사운드 트랙임을 냉큼 직감하고야 말 것이다.
2014년 5월, 새롭게 편성된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의 첫방송 [중남미 음악기행 3부작- 멕시코시티, 아바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편]을 통해 생애처음 대중 앞에 얼굴을 내민 음악순례자 임의진. 그가 소개하는 월드뮤직 넘버들은 인생여행에 살이 되고 뼈가 되는 노래들이다. 순식간에 공기가 바뀌는 이 노래들, 이 속삭임들로 당신의 삶은 한층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