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이 앨범의 본격적인 후반 작업이 진행되기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어느 날 음악의 모니터를 부탁한다는 뵤른의 연락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모니터를 부탁할 수 있는 동료 중 한 사람이었다는 것에 무척이나 고마웠고 오랜 기간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 음악들 또한 무척 기다려졌습니다. 얼마 후 메일에 보내진 링크의 주소를 클릭하고 저는 비로소 이 음악들을 여러분들보다 먼저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전 트랙을 찬찬히 순서대로 들어보고, 다시 들어보고, 또 들어보고 한자리에 앉아 이 음반을 몇 번을 들었는지 모릅니다. 그 이유는 모니터를 위해 여러 가지 음악적 부분들을 세세히 살펴보기 위했던 것도 아니었고 원래부터 제가 한 앨범을 몇 번이고 듣는 습관을 지닌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단지 음악에 빠져 무심코 계속 이 앨범을 반복해서 듣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던 것이지요. 한 앨범 전체를 이렇게 반복하며 음악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던 경험이 얼마 만이던가요. 그런 앨범이 심지어 동료의 앨범이라니 감동과 기쁨은 더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결국 모니터에 대한 답 이기에는 너무 짧고 성의 없어 보일 수 있는 답을 보낼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가 아는 사이여서 빈말로 하는 말이 아니라…앨범 정말 죽인다!’ 라고요.
이 앨범이 장르가 가진 다채로움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는 듣는 분들의 몫이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장르가 아닌 이름다운 멜로디와 정서라는 아주 기본적인 고민이 이 앨범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음악들이 일렉트로닉이라는 장르로 한정 짓기에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틀이 귀를 즐겁게 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하는데요. 이런 다양한 아이디어와 틀이 오랜 세월 동안 공들여 하나씩 다듬어지고 또 다듬어진 앨범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제가 그의 동료이기 이전에 음악의 팬으로서 무척이나 고맙고 흥분되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드디어 이제 저의 이런 경험을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 13개의 트랙 동안 펼쳐지는 WYM의 첫 여정에 이제 여러분들이 동참해 주실 차례입니다.
[글 : PUDDITORIUM 김정범]
[제작노트]
칼 세이건이 말했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암흑 속 외로운 얼룩일 뿐이다. 이 광활한 어둠 속의 다른 어딘 가에 우리를 구해줄 무언가가 과연 있을까."
우리가 항상 보는 저 달 너머, 아직 가보지 못한 그 넓은 어둠 속엔 무엇이 있을까 란 의문으로
앨범 'After Moon'은 시작되었다. 앞을 알 수 없는 그곳,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은 마치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우리의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를 떠나 달을 거쳐, 광활한 우주를 떠다니며 만나는 여러 행성들과 소행성의 파편들,
그러다 방향을 잃은 채 태양의 힘을 뿌리치지 못한 나머지 삼켜질 수 밖에 없는,
그러나 ‘새로운 여행은 다시 시작된다’라는 앨범의 큰 맥락은 현재 우리 인간의 삶과 사랑, 욕망과 현실의 고민들,
‘우리들이 얼마나 작은 존재로 아등바등 살고 있는 것 인가?’에 대한 사색을 가사와 더불어 감성적인 일렉트로닉 신스 사운드로 표현하고자 했다.
WYM is a solo project by 뵤른 (Bjorn)
WYM은 뵤른의 솔로 프로젝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