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사려져 버릴 지 모르는 사소한 감정들, 상상의 순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춤을 추고 사랑을 하네. 마치, ‘차가운 바람(Cold Wind)’을 가르는 불나방처럼’
슈퍼키드 보컬리스트 ‘허첵’의 홀로서기! 그 첫 번째 미니앨범 [안녕, 새끼발가락발톱!]
슈퍼키드가 지금까지 발표한 곡은 어느 장르라고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줄여 말하자면 ‘신나는 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몇몇 예외 곡도 있다. “어쩌라고” “눈물은 나몰래” “그리 쉽게 이별을 말하지 말아요” 명곡들이다. 필자 주) 그런 슈퍼키드의 리더이자 작곡가 허첵이 그간 꽁꽁 숨겨왔던 감성에 일렉트로닉 요소를 가미한 다소 반전 있는 새로운 음악스타일의 첫 앨범 ‘안녕, 새끼발가락발톱!’을 세상에 선보였다. 이 앨범은 허첵 본인이 자신의 인생의 길을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감춰두었던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항상 의심을 하면서 자신의 길을 걷는 존재들이다." "인간들은 자신에게 정해진 바른 길을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이 말은 파울로 코엘류의 소설 “브리다”에서 브리다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중 자신이 가야 하는 길을 발견하지만 이어지는 의심과 두려움에 관하여 하는 말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였음에도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이 가고 있고 힘들고 어려운 장애에 부딪히고 고통을 현실적으로 느끼기 때문이 아닐 까. 사람은 누구나 의사능력이 있다면 인생을 살면서 나타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되지 않은 길에는 가정과 상상과 생각이 존재하지만 현실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은 현실이다. 현실에는 기쁨과 즐거움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고통, 아픔, 슬픔이 함께 따라다닌다. 이러한 고통, 아픔, 슬픔이 다가오면 선택한 길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이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을 덮쳐 이 고통을 피하고자 땀과 함께 눈을 뜨게 된다. 그러나 이 고통들은 다시 잠에서 깨어 눈을 뜬 사람에게 공격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고통들을 피할 수는 없는가? 의심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가?
불나방은 빛을 향해 자신의 온 몸을 던지고 직접 빛이 되어 승화한다. 부서지더라도 재가 되어 버려도 바라던 그 곳을 향해 날아간다.(불나방) 불나방이 빛에 부딪히는 순간 명을 달리하리란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이를 현실에서 제쳐 둘 뿐이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따라 기꺼이 빛이 되는 길을 선택한다. 불나방에게 고통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끝에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곧 빛이 되는 것도 현실의 끝에 있다. 불나방은 그래서 고통을 제쳐 둘 수 있었고 빛을 향해 전력 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네 인간은 고통을 예감하고 상상하다가 고통을 키우고 영혼을 잠식 당하기까지 한다. 빛이 되는 순간 고통이 있고 끝인 것이 아니라 지금 현실에서 매번 계속해서 찾아오는 것이 현실의 고통이다. 이 고통은 차가운 바람에 실려 다가와 살을 에는 아픔을 주고 실망과 좌절을 배달하여 우리의 몸과 마음은 너덜너덜해진다.(Cold Wind) 이상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나의 꿈은 치명적인 독이 두려워 곪고 독에 찔려 터져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두려움과 가는 길에 대한 의심, 다가오는 차가운 바람(Cold wind)으로부터 오는 고통은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 우리가 인생을 사는 원리는 ‘그러니까’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된다면,(In spite of) 적어도 괴롭히는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지만 이를 하나하나 해결하거나 나를 스치고 지나가게 하는 것이다.
넘어졌다면 안녕한 상태로 쉬다가(안녕) 다시 일어나면 되는 것이다. 춤까지 추는 것은 허첵만의 선택사항이라고 해두자. 그리고 나에게 부딪히거나 나를 스쳐 상처 내고 지나가는 고통과 두려움에게 다만 다시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안녕히) “안녕히” 가라고 인사한다. 이것은 두려움과 고통에 친해진 것이 아니라 “간지”의 표현이다. 그 간지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한 뼈대 같은 간지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처를 받은 나의 몸에게 “안녕”이라고 평안을 기원하고 음악과 함께 안녕할 수 있게 된다..(안녕) 그리고 불나방처럼 빛을 향해 다시 비상하는 것이다.(불나방) 순간, 지금, 여기서(In spite of)
글 l 두리틀 (blog.naver.com/dooboo10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