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바다로 떠나는 여행 같은 휴식. 수상한 커튼 정규 2집 [아름다운 날]
음악이 가진 궁극의 목적은 마음의 치유다. 소리의 조화를 통해 안정을 찾고 고통스러운 마음에 휴식을 전하는 과정. 하나하나의 소리와 울림은 부족해진 비타민을 채우듯 상처 받은 마음에 스며들며 다시 현실에 부딪힐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수상한 커튼의 정규 2집 [아름다운 날]은 외로움과 그리움을 보듬으며 소리를 통한 치유를 전한다. 그녀만의 깊이 있는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는 물론, 희망을 그리는 긍정의 감성과 밴드 사운드의 강화를 통한 회화적인 곡 전개는 이번 앨범을 여행 같은 휴식으로 다가오게 했다.
2011년 싱글 ‘겨울의 끝’을 발표하고 긍정의 감성을 내뱉기 시작했던 그녀가 봄의 시작과 함께 새 앨범을 발표한 것 또한 흥미롭다. 깊은 ‘잠’에 취해 아련한 기억들을 더듬던 수상한 커튼이 겨울잠을 깨고 새로운 봄을 맞이한 것. 한결 아름다워지고, 따뜻해지고, 기분 좋게 다가오는 그녀의 음악에서 봄의 사색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밴드 사운드에 담긴 쉼표 하나, 성장통이 만들어 낸 다채로운 사운드
기타와 피아노만으로 소박한 음악을 만들던 수상한 커튼은 동료들과 함께 라이브 활동을 펼치며 점점 밴드 성향의 뮤지션으로 변화해 왔다. 싱어송라이터를 넘어선 뮤직 디렉터로서의 자질을 뽐내며 다채로운 소리들을 조화롭게 엮었고, 그녀의 음악은 잔잔하면서도 꽉 찬 사운드가 지배할 수 있었다. 이번 앨범에는 이러한 변화의 결과가 고스란히 담겨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수상한 커튼 본인이 밝힌 이번 앨범의 소회는 이렇다.
“아련한 기억을 소박하게 풀어낸 1집보다 밴드 사운드와 더욱 다채로워진 사운드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내 자신이 가지고 있던 틀을 깨고 싶었기에 편곡 과정이 길었다. 수차례 뒤집고 바꾸기를 반복했다. 앨범을 만들며 느껴야 했던 많은 성장통... 조금은 더 깊어지고 넓어진 음악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심혈을 기울인 편곡의 결과는 특유의 아기자기한 공간감을 더욱 두텁게 했고, 사운드는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격이 높아졌다. 타이틀곡이 한 곡인 게 아쉬울 만큼 모든 곡이 완성도를 자랑하는 앨범이 만들어진 것. 분명 겪은 아픈 만큼 그녀의 음악은 높게 성장했다.
휴식을 전하는 11 Tracks
타이틀 곡 기다림의 ‘바다’
인트로와 라디오 에디트 곡 포함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 싱글로 먼저 선을 보였던 세 곡을 더 제외하면 신곡은 여섯 곡이다. 타이틀 곡인 ‘바다’부터 이어지는 ‘긴 하루’, ‘잃어버린 기억’은 앨범 전체를 감싸고 있는 휴식 같은 느낌이 잘 드러난 곡이며, ‘마음’, ‘그대 없는 밤’, ‘아름다운 날’은 기존 수상한 커튼이 보여주었던 내면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