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疏通)같은 말은 어차피 기만 아니냐는 거야. 오히려 소통같은건 인류의 역사에 단 한번도 존재한 적 조차 없어! 소통(疏通)은 커녕 우린 고통(苦痛)의 시대에 살고 있을 뿐이야!"
그는 말을 마치고 깊게 빨아들였던 담배연기를 '푸�'하며 뱉어냈다. 이 남자는 대체 누굴까? 누구길래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걸까. 그는 예의 번뜩이는 눈빛으로 날 이리저리 쏘아보더니 내 마음을 읽었다는 듯 이렇게 말을 했다.
"내가 누구냐고? 난 위대한... 아니 우리는 필살의 헤비메탈이야! 우리가 부끄러움 따윌 느낄 것 같아? 이 더러운 쓰레기야!"
그의 준엄한 꾸짖음에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이 사람은 대체 무슨말이 하고싶은걸까. 사실 나는 내가 왜 욕을 먹는건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뭐라 말할 수 없는 묘한 박력이 나를 그대로 앉아있을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매직핑거(Magic Finger)가 뭐냐고? 네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그게 맞아."
그는 한참이나 그렇게 끅끅대며 웃다가 갑자기 휴지를 꺼내어 코를 풀더니 그 휴지뭉치를 나에게 던지며 이렇게 소리쳤다.
"힐링(Healing) 좋아하네! 내 킬링(Killing)이나 받아라!"
그렇게 휴지뭉치를 던진 후 허공을 보며 무엇인가 생각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줄게 있어.”
그는 그렇게 말하곤 자신의 가방을 주섬주섬 뒤지더니 웬 시디 한 장을 던져주었다. 별 생각없이 받았다가 그 구역질나는 혐오스러운 디자인에 나는 눈쌀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대체 이딴걸 디자인한 사람은 누군지... 무슨생각으로 이딴 더러운...
“이걸 팔아와라.”
그는 새로운 담배에 불을 붙이며 이죽거렸다. 불현듯 이 사람이 지금 피고있는게 담배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아... 금연은 사실이었단 말인가?!
“당근 수고비같은건 없다. 팔아와.”
그래서 이렇게 나는 이 시디를 들고 이렇게 나왔다. 필살의 헤비메탈 피해의식의 첫번째 싱글 앨범 [매직핑거]! 지옥의 하청업체인 주식회사 [지하노역장] 레이블과 함께하는 첫번째 작품!
[25년전에 만든 노래를 25년동안 작업한 기분... 나의 몸도 마음도 늙었다 - 나잠 수 (프로듀서 겸 엔지니어)]
[뮤직비디오 감독 이름은 되도록이면 언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농담이 아니고 여자친구가 진짜 싫어한다. 여자친구가 좀 보수적인 편이라서... - 이재준 (매직핑거 뮤직비디오 감독)]
[형, 저 페이스북 엄마랑도 친구에요... 제 이름 되도록이면 안나오게 좀 해주세요 - 박철희 (지하노역장 수석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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