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앨범 [Happiness]로 영국을 대표하는 일렉트로닉/신스팝 그룹으로 떠오른 남성 듀오 허츠 Hurts. 한층 더 진화된 소포모어 앨범 [Exile]
록적인 요소가 가미된 진취적인 느낌의 첫 싱글 'Miracle', 세련된 보컬과 비트가 돋보이는 감각적인 'Blind', ‘Wonderful Life’를 연상시키는 ‘Only You’ 등 수록
80년대와 현재 사이에 존재하는 일렉트로닉 팝 씬의 아름다운 카리스마! 광기의 로맨티스트 허츠(Hurts)의 더욱 거대하고 견고해진 탐미적 세계관
이전 작보다는 확실히 스케일이 커진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아름답고 우울한 세계관이 한층 더 드라마틱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테오의 투명한 보컬의 표현력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었고, 몇몇 왜곡된 신시사이저 톤 같은 것은 확실히 2천년대스러운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나름 몇몇 '업데이트' 작업이 본 작에서 이뤄졌다. 미국적인 록과 신스팝, 그리고 R&B 풍의 멜로디가 유럽적 취향과 조우해내면서 신비하고 훌륭하게 융합 되어갔다.
포스트 펑크, 다크 웨이브 노선이 퇴폐적인 방향을 풍기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지극히 품위 있고 격조 높은 태도와 이미지를 취하고 있었다. 최근 뮤지션들 중 이런 식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아티스트들, 혹은 컨셉적 측면이 강한 이들의 경우 보통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정작 곡 자체는 컨셉에 비해 약간은 빈약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허츠의 경우 어쨌든 베이스가 되는 악곡 자체가 뛰어난 편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꽤나 섬세한 아름다움을 유지시켜냈다.
이들이 처음부터 그려온 세계는 한층 더 견고해졌다. 들으면 들을 수록 그 세계로 빨려들어만 가는 작품이다. 특정 시대나 장소를 넘어서는 문화적 배경을 초월한 어떤 보편성 같은 것 또한 감지할 수 있었다. 이 보편성이란 그들이 기본적으로 좋은 트랙들을 완성해냈기 때문에 획득해낼 수 있었다고 무책임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본 작의 경우 데뷔작에 비해 특정 장르에 구애 받지는 않고 있는 편이었던 지라 어떤 다른 차원의 깊이 같은 것 또한 감지해낼 수 있었다.
보다 선율적으로, 보다 드라마틱하게 허츠는 제2장의 막을 열었다. 앨범 제목 ‘Exile’은 ‘망명’이나 ‘추방’이 아닌, 다른 세계로의 진입을 뜻하는 듯 보였다. 여전히 80년대를 상기시켜내고는 있지만 이 밀도 높은 '팝' 레코딩은 그럼에도 지나치게 회고적 방식에 사로잡혀있지는 않은 편이다. 이 노래들은 마치 장대한 테마를 지닌 영화를 보고있는, 혹은 그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듣고있는 기분마저 안겨준다. 기묘한, 혹은 영적인 흥분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렉트로 사운드의 세대교체는 정말 이상한 지점으로부터 이뤄지고 있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