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은 “My Melody”
재즈 보컬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먼저 노래 자체의 의미와 뉘앙스를 살리고 전하는 데 우선적인 가치를 두며, 자신의 목소리를 매개체로 활용하는 ‘싱어(singer)’가 있다.
반면, 노래도 중요하지만 ‘의식적으로’ 목소리를 또 다른 악기인 양 다루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겐 가사 전달 못지않게 소리의 질감과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 특히 관건이다.
혼용해도 문제될 일은 아니지만 엄격히 말해 ‘보컬리스트(vocalist)’라 하면 좁은 의미에서 후자를 지칭한다. 임경은은, 데뷔한 이래 두 번째 지향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제 새 앨범을 발표하며 비로소 완성형의 보컬리스트로 자리하게 됐다.
‘음악과 나의 대화’로 들리는 이 앨범은 현재의 임경은을 묘사한 것이자 음악에 대한 그녀의 소박하고도 진지한 헌사다. 이제 임경은은 자신이 왜 재즈를 노래해 왔으며 그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My Melody]는 긴장과 이완, 그리고 이를 통한 굴곡이 모두 한데 어우러진 한 편의 파노라마와 같다. 기술적으로 매우 높은 완성도의 흐름이 빛을 발하고, 음악 앞에 겸손할 줄 아는 한 여인의 절제가 드리워 있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거칠지 않게 밀어붙이는 부드러운 소신이 밑그림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그녀에게 보내는 박수갈채는 결국 재즈에 대한 지지와 경의의 표현이다.
김 현 준(재즈비평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