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선율 속에 녹아든 사려깊은 시선, 원펀치 박성도의 첫 솔로 EP <외출>
“눈을 감고 그의 노래를 듣는다. 수백 마리의 작고 어여쁜 벌새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나타난다. 나는 지금 세상에 없는 술에 한껏 취해 있다.” - 심보선(시인)
“새봄이 와도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꿈을 꾸지 못해서 슬프다면 나는 이 음악을 듣기를 권하고 싶다. 선율마다 날리는 꽃송이의 느낌과 함께 사랑의 기쁨과 애틋함이 신비롭게 묻어있다.” - 정혜윤(CBS PD)
“모두의 눈이 설렘과 핑크빛으로 넘실대는 봄으로 향한 사이, 벚나무 아래의 하염없는 기다림과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 조심스런 출발의 봄에도 시선을 건넬 줄 아는 사려깊음. 그런 포근함에서 태어난 노래들이다” - 김윤하(음악칼럼니스트)
풍부한 사운드와 섬세한 정서의 음악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주었던 남성듀오 원펀치의 박성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첫 번째 EP <외출>을 발매한다. 이는 거창한 홀로서기도, 팀과의 거리 두기도 아니며 언제나 그렇듯 노래를 짓고 부르는 생활인으로서의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그는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원펀치가 활동을 잠시 쉬고 있는 사이 하나 둘 만들어낸 노래들이 대부분 봄의 노래,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노래들이었기에 세상에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싱어송라이터 박성도의 외출이기도, 그가 만든 노래들의 외출이기도 하다. 이번 EP의 타이틀곡 ‘벚꽃극장’은 박성도 특유의 절제한 듯 토해내는 감정의 커다란 진폭이 느껴지는 곡 전개와 가사가 돋보이는 노래로 아름답고도 슬픈 봄을 닮아있다. 아스라하게 쌓아 올린 코러스는 선명한 스트링 연주와 어우러져 정서적 스케일을 극대화한다.
16분의 러닝타임 동안 정성스럽게 채워지는 사운드 위로 흐르는 이야기는 믿기지 않는 사랑의 달콤함에 취한 소년의 마음(‘매직’)에서부터 식어가는 감정을 받아들이는 담담한 어른의 태도(‘식어간다’)까지 폭넓다. 화사한 꽃길에서 맞닥뜨린 한 조각의 쓸쓸함(‘벚꽃극장’), 누군가를 기다리는 초조함(‘외출’) 등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사라지는 시간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어른남자가 여기에 있다. 네 곡만으로 아쉬울 수 있겠지만 새로운 감각의 싱어송라이터 박성도의 행보를 기대하기에는 충분히 반가운 외출이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다가도 눈부신 햇살, 한낮의 아득함, 부드러운 봄 내음 같은 것은 불현듯 찾아오게 마련이다. 봄의 공기처럼 그렇게 문득, 박성도가 겨우내 품어낸 시리고 눈부신 마음들이 노래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왔다. 부디 이 노래들이 원펀치의 2집을 기다리는 이들뿐 아니라 언 마음에 온기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다정한 봄의 선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