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강북 사운드를 들어라.
강북 사운드'는 밴드 사운드를 기본으로 뜨거운 무대를 보여주며, 서울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의 특징을 함축한 단어이다. 90년대 중반, 홍대에서 시작된 언더그라운드 음악씬은 2014년으로 접어들며 어느덧 특유의 지역 색을 가지고 활동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이들은 문래동, 충무로, 이태원 등 홍대 바깥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사실 홍대의 미쳐버린 월세가 한 몫 했다.) 하여, '강북 사운드'의 주체들은 여전히 홍대 주위를 배회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영역을 개척하며 음악의 지도를 그리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강남 스타일'의 k-pop과는 분명 다르다.
'강북', 그 텁텁한 말맛처럼 이들의 차림은 유행과 조금 거리가 먼 감이 있다. 거기에 더해 비효율적으로 육체를 탕진하는 록 밴드의 구닥다리 형식을 통해 음악을 제작한다. 무대 위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사운드를 직조하며 발화점까지 한껏 끌어올린 에너지를 통해 관객과 교감한다.
이들은 다양한 종류의 한국어 가사를 구사하며(장기하와 얼굴들), 뽕 끼의 감수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위댄스). 해외의 인디록 스타일을 응용하여 발전시키기도 하며(로큰롤라디오, 칵스), 한국 고전 록과 가요에서 많은 자양분을 길어 새로운 꽃을 피우기도 한다(단편선과 선원들, 404). 혹은 정말 미친 듯이 뜨거운 라이브로 모든 걸 보여주는 밴드도 있다(갤럭시익스프레스). 때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점-시대와 지역-을 반영하기도 하며(제8극장), 그간 한국 대중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장르의 진면목을 활기차게 소환하기도 한다(술탄 오브 더 디스코, 하헌진과김간지, 림지훈). 앞서 언급한 음악가들은 홍대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홍대 밴드라고는 할 수 없는, 서울의 음악 그 자체다.
강남은 스타일이라면, 강북은 사운드다. 여기서 '강북'은 지역을 뜻하기도 하지만 지향점을 뜻하기도 한다. 이들의 지향점은 하반신의 원초적인 에너지, 라우드니스 그리고 한국 대중음악에서 구현되지 않은 그루브를 통해 구현된다. '강북 사운드'란 바로 뜨거운 지옥 탕과도 같은 제 3세계, 2014년 현재 서울이 낳아버린 사생아들이다.
그리고 2014년 5월 21일, 강북 사운드의 방점을 찍게 될 파블로프의 1집 ‘26’ 이 발매된다
파블로프소개
1987년에 태어나 고교 동창생들로 이루어진 밴드 파블로프는 배고픈 원숭이처럼 날뛰는 프론트 맨 오도함(이 친구를 보컬이라고 부르기엔 노래를 못한다!), 그에 상반되게 단단한 연주력을 보여주는 기타 류준(일단 기타리스트라면 기타를 잘 쳐야 한다!), 리듬파트와 멜로디파트를 넘나들며 공격적 미드필더처럼 경기장을 지배하는 베이시스트 박준철, 그리고 예술가들을 지휘하는 밴드의 노동자, 드러머 조동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펑크와 팝송, 가요, 올드록을 듣고 자라난 이들은 2008년 개러지록 열풍 속에서 숨겨진 명반 EP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을 발매한 후 휴식기를 가졌다. 꽤 긴 시간 동안 로큰롤의 양분과 펑크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고전 록 음악을 연구하며 1집을 낼 준비를 끝마쳤고, 드디어 1집 '26'을 내게 되었다.
앨범 제목 '26'? 그렇다. 이들은 26살이다. 남자 4인조 록밴드? 국제적 스탠더드. 앨범에 12곡? 전통적이다. 그런데 요즘 이런 밴드? 어딘가에 있을 법도 한데, 드물다. 여기에 좀 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바로 이들의 1집은 서울 사내들의 밤과 섹스, 나머지 감정들에 대한 꽤나 솔직한 물건이다.
발매공연소개
파블로프는 첫 정규 앨범 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2014년 6월 14일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 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준비 하였다.
밴드 결성 후 첫 단독공연인 이번 공연에서 파블로프는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청춘의록을 발산할 예정이다.
공연은 1, 2부로 나누어 구성되며 현재 대한민국 록을 대표하는 갤럭시익스프레스와문샤이너스 (차승우), 삐삐밴드(박현준), 서교그룹사운드(김세영,최욱노) 등 화려한 경력의 뮤지션들이 새롭게 결성한 더 모노톤즈, 한국블루스의 지평을 열고 있는김간지x하헌진 등의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