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또는 끝에서 내린 사랑에 대한 정의
안녕하신가영의 첫 번째 EP [반대과정이론]
심리학자 솔로몬(Solomon)은 사람은 언제나 서로 대립하는 두 쌍의 정서를 동시에 느낀다고 말하며 이를 '반대과정이론'이라 정의했다. 이 '반대과정이론'은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항상 자신의 감정이 중립에 위치하길 원하는 것으로, 누군가 기쁜 일을 맞이했을 때 그 감정보다는 조금 뒤늦게 그 반대의 슬픈 감정이 형성되어 끝과 끝에 있는 감정 두 가지를 동시에 느낀다는 것이다. 우리네들의 사랑도 이와 닮아있지 않을까. 안녕하신가영의 첫 번째 EP [반대과정이론]은 솔로몬의 이론을 사랑에 적용시켜 새롭게 정의한 앨범이다.
안녕하신가영이 말하는 사랑의 '반대과정이론'은 이렇다. 사랑은 결국 이별과 동시에 존재하며, 대부분의 사랑의 감정들이 중간이 없는 끝과 끝의 감정들로만 존재한다.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대개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나는 사랑할 수 없었다. 이처럼 안녕하신가영은 조금은 염세적으로 들리는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나름대로 내리고 있다.
이 안녕하신가영의 '반대과정이론'을 이해하고 나면 EP의 트랙리스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시작을 담은 곡 '너에게 간다'로 시작해,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반대과정이론', 헤어진 후의 감정을 노래한 '그릇'까지. 이 앨범은 사랑의 과정을 마치 데칼코마니 같은 구성으로 담고 있다. 특히, 타이틀 곡 '반대과정이론'은 앨범의 중심인 3번 트랙에서 앨범의 전체를 집약하고 있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안부를 물어오는 안부형 뮤지션 안녕하신가영의 이번 EP [반대과정이론]에서는 '좋아서 하는 밴드'의 베이시스트 백가영에서 솔로 '안녕하신가영'으로 새롭게 시작하며 그간은 전부 내보일 수 없었던 백가영 그 자체를 만나볼 수 있다. 처음으로 온전히 혼자서 기획한 이 앨범은 소편성 사운드에서부터 풀 사운드까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있다. 여기에 그간 공연을 통해 사랑을 받았던 곡들도 앨범 구성을 위해 과감히 걸러내는 등 [반대과정이론]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명확히 담기 위해 노력했다.
뮤지션으로써의 욕심과 함께 진짜 백가영이 담겨있는 안녕하신가영의 첫 번째 EP [반대과정이론]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