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시즌2’에서 단연 돋보이는 이들 중 하나였던 듀오 이천원이 오디션과 방송이라는 한정된 포맷을 벗어나 정식으로 발표했던 첫 결과물 “뷰티풀"은 그들에게 쏠렸던 주변의 많은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보컬과 랩을 자체적으로 그것도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이들의 강점이 확실하게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렇듯 순조롭게 첫 출발을 알린 이천원은 이제 첫 앨범을 통해 오디션 프로그램 출전자가 아닌 진짜 가수로서 발걸음을 내딛는다. 신사동호랭이, 범이, 낭이, 북극곰, 귓방망이 등의 프로듀서가 총출동한 이번 미니앨범은 5곡의 수록곡과 2곡의 인스트루멘탈을 포함한 총 7트랙으로 구성. 팝 랩과 멜로디컬한 보컬이 결합한 가운데, 대중이 듣기에 편안하면서도 음악적인 완성도 또한 놓치지 않은 트랙들로 그득하게 담아냈다.
가장 주목되는 노래는 타이틀곡 “서울이 싫어졌어”다. 연인과의 이별 후에 맞이한 남자의 쓸쓸한 감정이 담긴 이 곡은 유독 슬픈 감성의 노래가 적은 편인 이천원이기에 더욱 가슴 깊은 곳을 건드린다. 특히, 그 슬픔을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공간을 오브제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이별 노래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야말로 이천원의 센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기타와 피아노가 어우러지며 연출하는 적당히 재지하고 어반한 감성의 비트 위로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랩과 보컬이 얹힌 “내 옆으로 와”,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와 풍성한 브라스가주고받는 구성과 사운드, 그리고 시원하게 뻗는 효빈의 보컬이 일품인 펑키 넘버 “Tonight”, 레트로한 감성의 비트와 연인이 대화하는 듯한 가사가 인상적인 “깃털보다 가벼워”, 샘플링에 충실한 90년대 사운드를 기반으로 스트링과 아이들이 합창하는 듯한 샘플을 섞어서 기존의 감성 힙합과는 차원이 다른 감흥을 선사한, 무엇보다 에일리 피처링으로 화제를 모았던 “뷰티풀” 등이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탄탄한 프로덕션과 더불어 이천원의 호흡과 센스 넘치는 가사는 단연 앨범에서 돋보이는 지점이기도하다. 앨범을 지배하는 사랑이라는 소재는 흔하지만 이천원이 풀어내는 솜씨 또한 상당하다. 특히, 여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다이어트를 소재로 삼아 연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거나, 이별 후의 감정을 전혀 신파적이지 않으면서도 감정 충만하게 전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범상치 않은 음악적 감각은 여실히 드러난다.
이천원의 총 프로듀서이자 제작자가 가요계 미다스의 손 중 한 명인 최민혁이라는 사실만 으로도 이 듀오의 재능은 이미 검증된 바나 다름없다. 최민혁은 음악성을 겸비한 많은 정상급 가수들을 배출해온 인물. 그러한 K-팝시장의 대표 프로듀서의 지지아래 그간 심심치 않게 쏟아진 ‘랩 + 보컬’ 듀엣 곡들과는 여러모로 차별화한 앨범으로 출사표를 던진 신예 이천원. 그들은 이번 미니앨범을 통해 오랫동안 신선하고 내실 있는 신인의 등장을 고대해온 이들의 귀와 가슴에 확실하게 이천원이라는 그 이름을 아로새기게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