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하는 남자와 그림 그리는 여자의 우연한 만남, 피치카토
피치카토는 밴드 몽구스, 솔로프로젝트 네온스로 활동해온 몬구와 웹툰 ‘나이스진타임’으로 잘 알려진 웹툰작가 김진이 의기투합해 만든 유닛밴드다. 평소 뮤지션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가득했던 김진과 지금까지 해왔던 음악과는 조금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었던 몬구, 서로 만날 일 없을 것 같던 이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은 달콤쌉쌀한 다섯 개의 노래들을 탄생시켰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피치카토의 작업, 앨범의 컨셉을 정하고 곡을 만드는 과정은 수많은 회의와 다툼의 반복이었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온 두 사람이 모두 납득하고 만족할 때까지 각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피치카토의 Ep [Couple Song]은 그러한 숱한 시행착오 끝에 나온 값진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김진은 프로뮤지션으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몬구의 역할에만 기대고 싶지 않았고 또한 그의 경력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더욱 열심이었다. 어설프게 발만 담그고서는 참여했다고 말하기는 싫었던 그녀는 결국 앨범작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온몸을 푹 담가가며 뮤지션 데뷔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조금만 더 있다가 들어가면 안돼?’
현실적인 연애이야기 [Couple Song]
피치카토의 Ep [Couple Song]의 전곡은 몬구의 곡에 김진이 쓴 가사, 두 사람의 목소리로 이뤄졌다.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 수록곡은 모두 커플송이다. 그런데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는 보편적인 커플송만은 아니라는 것이 재미있다. 피치카토라는 이름처럼 통통 튀는 밝은 멜로디가 먼저 귀에 들어오지만, 경험에서 나온 공감가는 가사들은 늘 달콤하지만은 않은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를 반영한다. ‘만남-밀당-러브러브-권태-헤어짐’의 다섯 곡으로 구성된 이번 Ep는 한 커플의 만남부터 이별까지의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여러 커플들의 각각의 상황으로 봐도 무관하다.
[Couple Song]의 작곡과 편곡, 연주를 책임진 몬구는 그동안 몽구스나 네온스에서 들을 수 없었던 어쿠스틱 사운드로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 본인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우고 공부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한편 어린애 같은 목소리가 콤플렉스였던 김진은 녹음실에서 톤이 독특하고 좋다는 소리를 듣고 콤플렉스를 극복했다는 후문이다. 그녀가 평소에 찍었던 소중한 사진들과 정성스레 적어내려 간 손글씨로 완성된 앨범 디자인 역시 피치카토의 감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음악 하는 남자 몬구와 그림 그리는 여자 김진, 두 사람의 감성과 애정이 구석구석 담겨있는 피치카토의 Ep [Couple Song]. 봄을 기다리는 우리 앞에 찾아온 이 앨범을 듣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며 발끝으로 박자를 맞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