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반동자여! 시든 이 땅에 꽃을 피우자!
“20세기 말에 태어나 21세기를 살아가며
변화되는 시대 적응과 함께 지켜야 할 20세기의 어떤 것들,
우리는 그것들을 지키고 대변하는 세기말 반동자이다.”
_ 포브라더스
멋진 공연을 해냈지만 다 뿜어내지 못한 열정을 아쉬워하며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포브라더스. 2011년 카바레사운드와 만나 앨범을 제작하게 되었고 2년 동안의 작업을 마치고 2013년 뜨거울 여름에 첫 번째 앨범 <세기말 반동자>를 발매하게 되었다. 자신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며
과거를 지키고 대변하는 ‘세기말 반동자’라 칭하는 것처럼 이번 첫 번째 앨범에선 초기 로큰롤과 로큰롤이 진화되는 과정의 분위기를 함축시켜 포브라더스만의 스타일을 들려주고 있다. 포브라더스의 라이브에서 거친 노이즈와 열광적인 무대를 경험했다면 이번 앨범에선 경쾌한 리듬과 빈티지함으로 포브라더스가 전하는 이유 없는 반항을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REVIEW
박주혁 _ 반디에라뮤직
누군가의 금쪽같은 멘트처럼 아마도 우리는 전세계의 모든 인디 뮤지션과 인디 뮤직 비즈니스 관련 인물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 (실제로 그 본인은 “I Know Everyon In The Global Indie Business”라고 했었다.) 실제로 그렇다. 힘들다 앓는 소리해도 줄기차게 쏟아지는 신보와 새로운 이름은 얼마나 많던가?
그 와중에 포브라더스도 그 줄기차게 쏟아지는 백가쟁명의 장에 발을 내디뎠다. 레이블측에서 기본 정보라고 A4 두줄(두 장은커녕 두 문단도 아니다) 정도의 정보를 보내왔는데 일단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정통적인 4인조 구성의 밴드다. 염승민(Vocal & Guitar), 문경보(Guitar),
김진성(Bass), 박종현(Drum)으로 이뤄진 포브라더스는 동갑내기들로 60년대 말 런던의 유행사조였던 모드와 역시 당시 유행사조였던 싸이키델릭의 영향하에서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한다고 한다.
사실 좋은 식당은 메뉴가 의외로 적다.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이 메뉴 저 메뉴 건드리는 식당보단 잘하는 거 몇 개의 메뉴로 승부를 보는 식당이 맛있지 않던가? 이 앨범은 선택의 문제를 간소화했다. 사실 공연 몇 번의 공연에서 본 포브라더스의 인상은 “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상을 앨범 안에서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다. 시종일관 아주 강력하고 또한 야시꾸리하다. 록큰롤이란 단어 자체가 남녀의 성기가 굴러다니는 모습이라 하니 리비도가 터지는 이 전개는 오히려 장르의 관점에서 건전하고 훌륭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12곡이 담긴 이 앨범은 상당히 인상깊다. 제법 무겁게 굉음으로 치닫는다. 그 굉음이 슈게이져들의 내성적인 노이즈가 아니라 그 좋았던 시절의 수컷들이 뿜던 그 굉음을 닮아있다. 게다가 그 와중에 적당히 애잔하게 접근하는 법도 안다. 더 후를 필두로 스몰 페이시즈, 뎀, 언젠가의 킹크스까지 다양하고 무척 좋은 이름들이 떠오른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우리는 아마 앞으로도 전세계의 모든 인디 밴드와 인디 비즈니스 관련 인물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포브라더스라면 알아두기에 썩 훌륭한 하나의 이름이 될 것이다. 밍밍하고 재미없는 시간에 제법 뜨겁고 맵고 무게를 갖고 다가오기 때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