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가득, 밤하늘에 띄우는 웬디의 노래 '별의 축제'. 여성 듀오 '달에닿아' 2nd EP [Swimming Star]
강지연(건반, 코러스) 박시민(기타, 보컬) 두 여성으로 구성된 '달에닿아'는 스물여덟 동갑내기 친구로 고등학교 밴드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 음악을 하기 위해 꿈을 키워온 사이다. 나름 록키드였던 두 여자는 ‘김사랑’의 음악에 열광하기도 했고, 지금까지도 ‘언니네 이발관’, ‘Sigur Ros’등 밴드 사운드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아무래도 애초에 어쿠스틱 한 악기로 곡을 쓰는 듀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주소년’, ‘Kings of Convenience’ 풍의 편곡이 몸에 맞게 나오기도 한다.
앨범을 열어주는 첫 트랙 “별의 축제”와 두 번째 트랙 “찬란한 스위밍”은 마치 한 곡처럼 이어진다. 신인 듀오에게서 나온 내러티브로 보기엔 놀라울 정도로 멋지다. 이 두 곡의 제목이 합쳐져 앨범 타이틀인 'Swimming Star'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타이틀 곡 “별의 축제”는 밤하늘의 떨림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우주적인 사랑노래다. (조금 재미있는 비유가 생각나는데, 90년대를 풍미했던 드라마 ‘파일럿’의 주제곡 이후로 이런 종류의 감동이 얼마만이던가.) 매년 이맘때쯤 돌아오는 가을밤의 축제 인파 속에서 특별한 사람과 함께라면 누구나 황홀한 기분에 젖기 마련인데, 이 곡은 바로 그 장면의 낭만을 포착해냈다. 둘만을 향해 별빛이 쏟아지는 것 같은.
“찬란한 스위밍”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차분해진다. ‘어느새 이곳까지 왔구나.’하며 돌아보는 시선 속에 지나온 날들의 물결이 찬란하게 펼쳐진다. 회고적이고 감동적이며 장엄하다. 이곡에서 보여주는 현악과의 앙상블은 영화 ‘Once’의 듀오 ‘Swell Season’을 떠올리게 한다.
이어지는 트랙 “데려가 줘”는 '달에닿아'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낸다. ‘무엇이 되거나 무언가를 이루거나 언제나 바빠야만 할 것 같은 나이’에 당도한 그녀들이지만 ‘이 숫자에 매일을 쫓기네.’ 조용히 읊조림으로써 마주한 현실을 음악으로 바꿔 버린다.
‘사랑을 꿈꾸고 우정을 말하는 열일곱 살’에 머물러 ‘동화 속 웬디는 어른이 됐을까’ 노래하는 여성듀오 '달에닿아'. 그들에겐 음악을 처음 시작하는 설렘이 있다. 곡을 쓰는 방식과 그 안에 풀어내는 이야기들도 순수하다. 이들의 음악을 접하는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부디 밤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들어 주길 바란다. 특별한 사람과 나눠 낀 이어폰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두 사람을 둘러싼 밤하늘의 별들이 축제를 벌일 테니까.
2012년 9월.
작업실에서
박경환(afternoo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