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 Sales(레세일즈)의 음악
스트록스, 프란츠 퍼디난드, 리버틴즈, 화이트 스트라이프스 등의 밴드들로 대표되는 2000년대 초반의 게러지 리바이벌은 그 당시 청소년이던 수많은 전 세계의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태생 락키드들의 마음에 락스타의 꿈의 불을 질렀다. 레세일즈의 음악의 가장 가깝고 직접적인 뿌리는 바로 이 게러지 리바이벌이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중, 고, 대학교를 파리에서 마친, 그래서 더더욱 이 게러지 리바이벌의 격정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리더 정대인을 주축으로 결성된 레세일즈는 게러지 리바이벌과 게러지 리바이벌의 수많은 리퍼런스들(70년대 CBGB 발 뉴욕 펑크, UK펑크, 포스트 펑크, 글램락, 하드락)을 가장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형태로 재해석한 홍대의 인디밴드이다.
그들의 곡들은 참으로 팔레트가 다양하다. 초창기의 곡들이 전형적인 게러지 밴드의 형태를 띠고 있다면, 정대인의 개인 작곡 방식에서 멤버들이 함께 곡 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노래들은 기존의 흥겨운 리듬감을 유지하면서도 어쩔 때는 재즈의 감성이 느껴지기도 하고, 조금은 포스트락의 색채를 띠기도 하며, 때론 민중봉기를 일으킬 듯 펑크의 기운이 직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성은 전 학년 수석 장학생으로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드러머 김지은양(그녀는 또한 아시안 선수권대회 대표선수 선발전 결승전에 오를 만큼 실력이 출중한 킥복싱 선수이기도 하다)이 만들어내는 다채롭고 화끈한 드럼 비트와 탄탄한 기본기에 평범함을 거부하는 비상한 음악적 창의력의 소유자 베이시스트 이동훈군의 리드미컬한 베이스 플레이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21세기형 기타히어로인 황진민군의 기타는 레세일즈의 음악을 표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 역할을 한다.
스트록스와 리버틴즈가 전 세계 여중고생들의 마음을 빼앗은 지 십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홍대 바닥에서 그런 밴드들을 흉내 내는 밴드들을 종종 마주치곤 한다. 그러나 레세일즈를 제외한 그 어느 밴드도 새로운 음악적 리퍼런스를 재창조하지 못했다. 그들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 때문일까, 그들의 음악은 국내의 인디음악 팬들보다는 외국인들의 큰 지지를 받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을 조금 더 세심하게 귀 기울여 들어본다면, 단순히 신나고 놀기 좋은 음악 이상의,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그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스플릿 앨범 Doo Nyun 소개
1996년, 인디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그 시절, 한 장의 앨범이 수많은 청소년들과 락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렸다. 지금은 TV스타가 되어버린 크라잉넛과 옐로우키친의 스플릿 앨범 ‘아워네이션’이 바로 그것이었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또 한 장의 전설이 될 앨범이 발매되었다.
스플릿 앨범이란 비슷한 성향의 두 밴드가 한 앨범의 반씩을 나눠 채우는 컴필레이션 형식의 앨범으로, 90년대 인디 밴드들이 자주 차용하던 앨범의 형태이다. 프랑스 출신의 보컬을 중심으로 모던하고 심플한 게러지 락 음악을 들려주는 레세일즈(Les Sales)의 곡이 네 곡, 미국출신의 멤버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지적이고 이지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테이블 피플의 곡이 네 곡 들어가 있는 스플릿 앨범 [Doo Nyun]은 홍대에서 시작되어 세계를 관통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음악적 센스와 세련됨으로 가득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