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댄스의 음악은 드럼루프와 신디사이저의 비트 위에서 얼터너티브하게 춤을 추는 기타와, 거기에 추임새를 던지며 리듬을 이끄는 창법이 절묘하게 만나 신명을 일으킨다. 그 한바탕에 더해지는 퍼포먼스는 관객을 들썩이는데, 여기까지가 잘 알려진 위댄스다. 그동안 10장의 [언픽스드] 앨범들을 통해 음악적 색감을 가감없이 발광해온 위댄스는 지금 경계에 와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피기비츠’의 박열을 만났다. 베테랑 음악가이자 엔지니어인 박열은 그가 이끌고 있는 ‘스튜디오 던바’에서 위댄스를 재구성했다. 그는 기존의 전자 비트 대신 ‘술탄 오브 디스코’ ‘불나방 소세지 클럽’ 등에서 활동하는 김간지의 파워풀한 드럼을 앉혔다. 김간지는 위댄스의 화려한 주법과 독특한 창법을 지지하면서 그 바탕을 구성있게 증폭시켰다. 위보가 직접 연주한 베이스와 키보드의 꾸밈없는 재미도 박열의 주문에서 나왔다. 박열은 악기들이 서로 부딪힐 때 쏟아지는 조화를 원했고, 위댄스는 이번 작업을 위해 선별한 9곡 전부를 프로듀싱에 걸맞게 재편집했다. 연일 최고기록을 갱신했던 무더위 내내 그렇게 함께 스튜디오에서 경계를 실험하고, 조율하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녹음한 결과물이 헬리콥터 레코즈의 라벨을 달고 나온 [프로듀스 언픽스드 vol.1]이다. 이 앨범은 경계를 넘어선 성과가 아니라, 그 경계를 우리들과 즐기기 위해 사운드로 전환한 위댄스의 11번째 [언픽스드]다.
위기와 위보는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그러다 어떤 생각에 수위가 차오르면 그 지점을 사람들과 재미있게 나누려고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든다. 그리고 공연장에서 “시행된지가 오랜데” 아직도 자유롭지 못한 “두 발의 자유”를 외치며 어깨를 들썩인다. “아닌 척해도 타들어 가는 장작불에 온몸이 타”오르면서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영양가를 포기하지”말자며 그것에 대해 “조막만한 고사리 손으로 곰곰이 생각”한다. “차가운 물”을 찾아 “불편한 걸음”으로 도착한 공허한 도시에서 모든 것이 “선명해지는 순간”, “오래된 믿음이 따분”하다고, “니가 믿고 있는 것들은 영원하지 않을 거”라고 노래하고 춤을 춘다. [프로듀스 언픽스드 vol.1]은 정규앨범으로 규정되기보다 다른 음악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감각을 확장하려는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다. 위댄스의 음악은 어둡고 긴 터널로 들어 선 한국의 심장부에 응어리진 ‘청춘’에 어떻게든 개입해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위댄스, 당신, 우리 모두는 지금부터가 긴 여행의 진짜 시작이다. 그 캄캄하고 아슬아슬한 여정에 이 앨범은 신나는 사운드 트랙이 될 것이다.
이강혁 (사진가) http://snakepool.org
2013 Helicopter Record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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