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하지만 결코 뻔하지 않은 음악들은 잔뜩 힘을 뺐기에 오히려 한껏 다가온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 것. 그 “찌릿찌릿”함을 몸소 느끼기 전까지는!. 나상현씨밴드의 첫 ep '찌릿찌릿'
2014년 여름 돌연 등장한, 4인조 인디 록 밴드 ‘나상현씨밴드’는 나상현(21/기타/보컬)에 의해 결성되었으며, 이진우(22/기타/코러스), 김도원(23/베이스), 전성원(25/드럼)과 함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젊음과 유쾌함으로 대변되는 나상현씨밴드는 음악적으로 교류하고 있는 동문들과 작업한 앨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에서 최초로 선보인 곡, ‘늦은 새벽’ 이후 소소하지만 눈여겨 볼 만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거창함도, 멋있음에 대한 어설픈 흉내도 없이, 어딘가 엉성한 그들의 모습, 그것은 마치 젊음의 단면과도 같다. 특유의 통통 튀는 기타 리프와 단순하지만 강렬한 사운드, 중독성 있는 훅으로 다가오는 그들의 음악은 거침없으며 솔직하다. ‘나상현씨밴드’라는 네이밍 만큼이나 직설적인 가사는 그렇기에 감각적이다. 그 속에서 그들은 어떤 진지한 상황도 가볍게 풀어내는 데에 이미 통달했다. 첫 번째 곡 '정전기'는 나상현씨밴드가 항상 공연 첫 순서로 내보이는 곡으로, 찌릿찌릿하게 다가오는 기타 리프가 돋보이는 곡이다. "있잖아"로 시작되는 직설적이고 단순한 가사와 곡의 폭발적인 후반부는 라이브에서의 나상현씨밴드의 에너지를 그대로 드러낸다.
강렬하지만 편안한 보컬이 인상적인 '아지랑이'는 흔들리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뚜렷해지는 두 사람의 감정을 아지랑이에 비유하고 있다. 레게 리듬에 어우러지는 반복적인 후렴구는 누구라도 금방 따라부르게 한다. '휘청휘청'은 시원하게 쏟아지는 훅이 매력적인 곡이다. "엠티에 간 두 남녀가 산책하는 상황을 묘사했다"는 이 곡은 봄의 싱그러움과 청춘의 설렘을 그대로 담아낸다. 나상현씨 특유의 통통 튀는 기타 리프는 술에 취해 휘청휘청 거리는 젊은 남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힘차게 달리던 흐름을 잔잔하게 정리해주는 '늦은 새벽(Acoustic ver.)'은 나상현씨밴드가 선보였던 '늦은 새벽'을 다른 분위기로 해석한다. 본래 핑거스타일의 연주를 즐기던 나상현씨밴드의 기타리스트 이진우의 편곡으로 색다른 느낌의 '늦은 새벽'을 접해볼 수 있다. 친숙하지만 결코 뻔하지 않은 음악들은 잔뜩 힘을 뺐기에 오히려 한껏 다가온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 것. 그 “찌릿찌릿”함을 몸소 느끼기 전까지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