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월간 윤종신 10월호 "나쁜" with 윤상
윤종신이 말하는 10월호 이야기
1990년 내가 데뷔 했을 때 윤상은 이미 22살의 나이로 이미 우리 가요계를 한번 뒤집고 업그레이드 시켰다. 난 동료이기 전에 그의 팬이었고 그는 김현철, 정석원 등과 함께 나의 노래를 초라하게 느낄 정도로 세련되고 앞서나가는 음악을 했다. 나는 그를 동경했고 그와 작업을 하고 싶었다. 91년 여의도 MBC 7층 라디오국 화장실에서.. '윤상씨 곡 좀 받을 수 있을까요?' 난 조심스럽게 물었고 윤상은 씩 한번 웃고 그러자고 했다.
그 이후 또 한번 연락없이 서로 바빠지고 못보고.. 90년대는 가수와 작곡가 제작자가 무리지어 팀처럼 작업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각 무리들은 서로의 자존심을 유지하며 어떻게 보면 폐쇄적 작업 시스템이 만들어 졌다. 예를 들면 내가 속해 있던 대영AV(015B 정석원, NEXT 신해철, 전람회 김동률 등), 동아기획 (김현철, 봄여름가을겨울 등등), 라인기획(김창환, 김형석, 천성일) 그리고 윤상, 손무현, 하광훈 선배 들이 포진된 그룹들.. 시간이 흘러 나도 어느새 나만의 작업으로 내 앨범을 꾸려나갔지만 여전히 윤상에 대한 동경은 변함이 없었다.
그의 곡과 편곡에 내 목소리를 얻고 싶은 바람으로 2000년 초반에 한번 부탁을 했으나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후 친한 형으로 술잔을 기울이다 부탁했지만 곡이 잘 안 나온다며 번번히 거절.. 그러다 2012년 드디어 월간 윤종신 10월호에 부탁한지 21년 만에 이 사람의 곡을 받아내고야 만다. '나쁜'형 윤상.. 곡 설명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우리 또래가 80년대 향유했던 마이너발라드의 느낌을 2012년 사운드로 2012년 식 직설화법의 가사로 풀어내었다.
충분한 간주 충분한 후주가 있다.. 요즘 음악에선 볼 수 없는.. 그리고 노래 후반의 드라마틱한 박인영의 스트링 편곡과 조정치 기타의 어우러짐은 요즘 노래 곡에서 보기 힘든 연주자들의 기량을 맘껏 들을 수 있게 최대한 페이드아웃을 길게 늘여놓았다. "나쁜"은 윤상과 윤종신이 만들어 낸 2012년 식 '신파'다.
Produced by 윤상 / Strings arranged & conducted by 박인영
Drum 신석철 Bass 한가람 Guitar 조정치 Rhodes piano 유희열 Keyboard 윤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