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디캣 두 번째 EP [Windycats]
얼터너티브의 정신으로 무장한 윈디캣이 EP [Windycats]를 준비하여 돌아왔다.
2010년 [아무도 모른다] 싱글 발매 후 4년여 만에 발표하는 싱글이지만 틈틈히 컴필앨범과 라이브를 통해 활동을 보이고 있었던 윈디캣! 이번 두 번째 EP은 짧지 않은 윈디캣의 행보 중 가장 큰 변화를 시도하였다. 바로 새로운 멤버 싱어송라이터 혜림양을 영입하였고, 늘 무대 중심에 있던 리더 영석군과 나란히 목소리를 맞추고 있다. 흔하디 흔한 재즈풀한 목소리가 아닌 꾸미지 않은 혜림양의 몽환적인 목소리가 중심이 되어 작사/작곡에도 참여하며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EP 제목이 [Windycats]인 것은 윈디캣 음악의 더 다양해진 복수성을 의미하는 듯 하다. 초창기 거친 사운드와 거친 목소리로 무대를 흐느적거리던 모습은 일렉트로닉과의 접목으로 시도된 [아무도 모른다] EP로 이어졌고 이번 EP [Windycats] 에서는 몽환적이며 어쿠스틱한 느낌을 도입해서 점차 화려하고 새로운 시도들로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첫 번째 트랙인 "거북이의 노래"는 바다로 향해가는 새끼거북의 여정을 혜림양이 작곡한 곡으로서 첼로와 어쿠스틱 기타의 잔잔함, 몽환적인 보컬 멜로디를 가진 도입부에서 화려한 타악기까지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의 연결로 이어지는 편곡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EP의 타이틀곡 "공존"은 홀로 외로움과 고독함에 빠져있을 때 바라본 밤하늘에서 별을 발견, 아무것도 없는듯한 밤하늘이지만 자세히 보면 별들이 함께 하듯이 우리의 삶도 외롭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곡이다. 첫번째 EP 수록곡인 "별의 노래"와 유사한 가사를 가지고 있지만 혜림양의 작사/작곡으로 윈디캣 특유의 뜯어내는 듯한 기타 사운드와 편곡으로 익숙함과 동시에 낯설음으로 향후 윈디캣의 음악적 방향을 제시하며 타이틀곡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번째 트랙인 "Lame Duck"은 절름발이 오리의 사랑이야기로 한 순간에 백조가 되어 날아가버린 사랑을 기다리는 오리를 특유의 풍자로 노래하였다. 가벼운듯한 사운드와 리듬에 카주 소리가 섞여 뒤뚱거리며 비틀거리는 우스꽝스러운 오리의 걸음을 잘 표현한 곡이다.
네번째 트랙인 "토묘인형"은 첫번째 EP에 수록될 뻔하였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수록되지 않고 라이브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곡으로 혜림양의 합류와 함께 더욱더 몽환적이고 변화무쌍한 편곡을 보여주고 있다. '부셔진 시간을 쪼개어 눈물로 빚은 다음 웃고 있는 고양이와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춘다'라는 가사 내용에 영석군이 가지는 윈디캣의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 곡이며 차분한 진행에서 일렉트로닉한 비트로 끌어올려져 후반부에서는 락적인 사운드로 다시 표현되는 편곡이 돋보이는 곡이다. 다섯 번째 트랙 "L.I"는 첫번째 EP 수록곡 이었던 '아무도 모른다'에 가장 근접해있는 곡으로 귀에 감기는 lead 악기의 멜로디에 펑크적인 기타사운드 그리고 빠른 템포, 수록트랙 중 가장 비트감 있는 곡이다. 혜림양과 영석군의 쉴 틈 없는 듯한 보컬배치와 브릿지 부분에 사용된 장난감 총, 칼의 효과음으로 무난함과 동시에 익살스러운 편곡을 시도한 곡이다.
하나의 이름으로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윈디캣! 항상 새로운 시도와 누구도 하지 않았지만 익숙한듯한 음악을 보여주며 스스로 이야기 하는 얼터너티브의 자세를 실행하고 있는 윈디캣, 이번 혜림양의 영입으로 새로운 음악적 시도들을 보이고 있는 [Windycats EP]는 밴드구성원 개개인들이 연주자가 아닌 뮤지션이 되었으면 했던 영석군의 바램이 시작되지 않을까 예상해보며, 이제껏 보여왔던 폭넓은 윈디캣 음악들을 모아 빠른 시일 내에 꽉 찬 트랙을 가진 정규앨범으로의 완성이 실현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